[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과거 선거 때마다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비난을 살 만한 말과 행동으로 인해 선거에 큰 타격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29일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
김 대표가 '입단속'에 나선 건 선거가 임박할수록 커지는 '말의 위력' 때문이다.
주요 선거를 앞두고 막말이나 실언 한 마디에 휘청거린 사례는 여야를 불문하고 수두룩하다.
2004년 총선 당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 폄훼 발언,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인혁당 두 개의 판결' 발언, 같은 시기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려 나왔다"는 발언 등이 대표적이다.
제20대 4ㆍ13총선을 앞두고는 주로 '내부를 향한 총질' 성격의 막말과 실언이 난무하는 모습이다.
당내 공천갈등과 관련해 "김무성 죽여버리게. 이 XX 다 죽여"라고 한 윤상현 무소속(前새누리당) 의원의 '취중 욕설' 파문이 일례다.
윤 의원은 결국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되고 무소속으로 출마를 하게 됐다.
윤 의원의 경우는 그나마 공천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 총선 판세를 크게 흔들지는 못했다.
만약 본격 선거운동 과정에서 이 같은 막말이 나왔다면 상당한 수준의 지지층 이탈 현상이 일어났을 것이란 게 당 안팎의 목소리다.
야권에선 분열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에 오가는 막말이 아슬아슬해 보인다.
임내현 국민의당 의원은 최근 김종인 대표를 '늙은 하이에나'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근식 더민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30일 선대위 회의에서 "무례하게 지껄이는", "모욕적 작태" 같은 말을 쏟아내며 임 의원에게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선거 판세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막말이나 실언은 주로 세대나 지역, 이념, 도덕관을 자극하는 내용인 경우가 많다.
이번 총선과 관련해 아직까지 이런 '초대형 막말ㆍ실언'은 나오지 않고 있다.
선거가 불과 2주 밖에 안 남은 터라, 언제 어디에서 불거질 지 모르는 설화에 여야 모두 초조한 눈치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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