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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외인' 시몬, 2연속 우승·MVP로 화려한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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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로버트랜디 시몬(29). OK저축은행의 주포로 맹활약한 그가 국내 남자 프로배구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화려하게 퇴장한다.


시몬은 24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4차전 홈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양 팀 가장 많은 32점을 올리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 승리로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원정(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1,2차전을 따낸 뒤 안방에서 열린 3차전을 내줬으나 시몬의 활약으로 승부를 4차전에서 마무리했다. 그는 챔피언결정전 네 경기에서 120점을 몰아치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OK저축은행은 2013년 팀을 창단하고 3년 만에 두 차례 정상에 오르며 신흥강호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지난 시즌과 올 시즌 모두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를 거친 뒤 1위 팀을 제압하며 우승을 이룩했다. 지난 시즌에는 삼성화재, 올 시즌은 현대캐피탈이라는 전통의 배구 강호들을 물리쳤다.


새 역사는 시몬이 있어 가능했다. 지난 시즌 팀에 합류한 그는 206㎝, 115㎏의 뛰어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V리그에 등장하자마자 파란을 일으켰다. 주 임무인 중앙 공격수는 물론 득점을 책임지는 오른쪽 공격까지 병행하며 두 선수 이상의 몫을 했다. 쿠바 국가대표로 2010년 세계남자배구선수권에서 베스트 블로커로 선정되고 이탈리아 피아센차에서 뛴 2014년 남자 클럽챔피언십에서 베스트 미들 블로커로 뽑힌 세계 정상급 공격수다운 실력을 뽐냈다. 강한 서브도 무기.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는 서브득점과 후위공격, 블로킹을 경기당 각 3점 이상 올리는 트리플크라운을 아홉 차례나 달성했다. 창단 멤버인 어린 선수들의 버팀목이자 조력자 역할도 했다. 훈련 때 서브 동작을 지도하기도 했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42)도 그를 "코치나 마찬가지"라고 인정했다.

국내 무대를 평정한 그는 올 시즌을 끝으로 브라질 리그로 이적한다. 남자부가 다음 시즌부터 연봉 30만 달러에 트라이아웃(선발제도)으로 외국인 선수를 뽑아 몸값이 높은 그가 머무를 여건이 되지 않는다. OK저축은행은 그를 가족처럼 여긴다. 지난 3일 정규리그 마지막 홈경기를 마치고는 시몬을 위한 특별 송별회를 열었다. V리그에서 외국인 선수에게 송별회를 열어주기는 처음이다. 팀의 연고지인 안산시에서는 그를 명예 안산 시민으로 임명했다. 시몬도 OK저축은행과 국내 배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기회가 된다면 현역에서 은퇴한 뒤 한국에서 코치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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