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컷오프(공천배제)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윤상현(인천 남구을), 진영(서울 용산), 이해찬(세종시) 의원의 지역구에 각각 공천을 완료했다. 하지만 각 당에서 내세운 대항마들에 타 지역에서 선거준비를 하던 후보 등이 포함돼 경쟁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인천 남구을에 김정심 후보를 공천했다. 김 후보는 현재 인천시당 여성위원장을 지내고 있으며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중앙선대위조직 총괄본부 여성대통령만들기운동본부 특보를 역임했다. 이 지역은 음주 녹취 파문을 일으킨 윤 의원의 지역구다. 윤 의원은 23일 인천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하고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의 경우 이달 초까지만 해도 3선을 의심하는 이가 없었을 정도로 지역구 관리를 꼼꼼하게 해 왔다. 남구을이 전통적으로 여당 강세지역이지만 20대 총선을 앞두고 윤 의원 이외에 누구도 새누리당 예비후보를 신청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특히 김 후보는 앞서 인천 계양갑에 공천신청을 했다 경선도 못하고 탈락한 뒤 지역구를 옮긴 인사여서 지역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불출마를 선언했던 안귀옥 국민의당 예비후보가 다시 경쟁에 가담했고, 김성진 정의당 시당위원장도 출마한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새누리당은 더민주당으로 입당한 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용산에 황춘자 후보를 공천했다. 황 후보는 서울메트로 경영혁신본부장을 지냈고, 2014년 6ㆍ4 지방선거 때 용산구청장에 도전해 45%의 지지를 얻었던 인물이다. 이지역의 최대 변수는 진 의원이 가져갈 새누리당 표를 황 후보가 얼마나 수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황 후보와 진 의원은 예비후보 기간 동안 고발까지 이어지는 치열한 공천 경쟁을 벌여 왔다. 서로 간의 감정 섞인 대결이 이어지다 보니 진 의원을 지지하는 새누리당 조직표가 선뜻 황 후보를 선택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역 사정에 밝은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진 의원도 이 지역에서 3선을 할 정도로 지역기반을 다져 왔다"며 "진 의원의 탈당과 입당 과정에서 벌어진 논란 때문에 여권 지지층이 새누리당을 지지하기도, 야권 지지층이 더민주를 지지하기도 쉽지 않은 형국"이라고 평가했다. 진 의원 지지층을 새누리당이 손쉽게 빨아들이기 어렵다는 평가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이 의원을 컷오프시킨 더민주는 세종시에 문흥수 후보를 전략공천했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인 문 후보는 1999년 대전 법조 비리 당시 일반 법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사법 개혁'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더민주의 '인재영입'으로 입당한 케이스다. 더민주는 이 의원에 비해 약한 문 후보의 지역 인지도가 고민이다. 문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충남 홍성예산에 출마 선언을 했다 강희권 후보가 전략공천되면서 이미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 지역은 이 의원의 영향력이 강력한 곳이다. 이 의원의 컷오프 당시 당내서 "대안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문 후보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세종시 더민주의 조직표를 흡수하는 것이다. 이미 더민주 세종시당 관계자와 시의원들이 이 의원의 컷오프를 철회하라며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성명서를 낸 바 있다. 홍성예산서 출마 준비를 했던 문 후보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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