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새누리당에서 23일 '탈당의 날'로 기록될 전망이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4.13총선 공천에서 배제된 여당의 거물급 정치인들이 무소속 출마 시한인 이날 한꺼번에 탈당에 나섰다.
이날 가장 먼저 탈당 스타트를 끊은 인사는 김무성 대표를 향해 막말 파문을 일으킨 윤상현 의원(인천 남을)이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새누리당 인천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친박계 핵심인 윤 의원의 경우 수도권 역풍을 우려한 당내 만류에도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것이다. 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이한구)는 전날 유 의원의 지역구에 정치신인인 김정심 후보를 공천, 윤 의원의 무소속 출마를 측면에서 돕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있다.
공직선거법과 정당법에 따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4일부터 이틀간 4.13총선후보 등록을 접수받으면서 새누리당 낙천자들은 이날 자정까지 탈당계를 제출하지 않으면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 출마도 불가능하다.
거취가 가장 주목되는 인사는 유 전 원내대표다. 앞서 공관위와 최고위원회는 전날 유 전 원내대표의 공천 여부를 결론짓기로 했지만, 또 결정을 미루며 유 전 원내대표의 공천에 대한 ‘폭탄 돌리기’를 이어갔다.
공관위원인 홍문종 사무부총장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 전 원내대표 본인이 (무소속 출마를)선택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것"면서 “(유 전 원내대표)단수추천은 공관위원들의 찬반이 쉽게 결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유 전 대표에 대한 공천배제로 가닥을 잡고 무소속 출마 시한까지 유 전 원내대표를 압박해 자진사퇴를 이끌어내려는 모습이다. 유 전 대표 측은 “오늘 오전까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대구 정가에선 유 전 원내대표와 측근들이 대거 이날 오후 새누리당 대구시장에 탈당계를 제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천 배제에 반발 재심을 신청한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과 이재오 의원(서울 은평을)도 이날 오후 탈당을 강행할 예정이다.이들은 공천 결과에 불복해 법원에 공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미 재심을 거부한 상태다.
홍문표 부총장은 이날 "여러 분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재심사 요청을 했지만 다루기에는 시간적으로나, 공관위에서 결정된 사항을 번복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주 의원의 경우 이미 무소속 출마를 위해 대구선관위에서 지역주민들에게 받을 후보 추천장을 챙겨갔다. 주 의원은 “재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탈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을 제외한 비박계 중진들이 새누리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여권에서 18대 총선 ‘친박연대’처럼 이번 총선에선 ‘무소속연대’가 선거판을 강타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수도권은 물론 당 텃밭인 영남권의 판세도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조해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국회와 국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다 이번에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이 규합돼야 한다”면서 “굉장히 중요한 변수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거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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