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지난달 반도체와 이동전화기 수출이 개선되면서 수출물량지수가 5개월만에 상승 전환했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2월 수출입물량지수는 121.65로 전월(121.73) 대비 4.8% 상승했다. 수출물량지수가 상승한 것은 지난해 9월(7.4%) 이후 5개월 만이다. 수입물량지수도 109.37로 전월대비 0.2% 상승해 지난해 12월과 올 1월 이어진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한은이 발표하는 수출입금액지수는 관세청에서 집계하는 통관기준 수출입금액에서 물가 변동과 크게 상관이 없는 선박, 무기류, 항공기, 예술품 등의 수출입액을 제외해서 작성하는 지표다. 물량지수는 이 지표에서 물가변동분을 제거해 산출된다.
이창헌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과장은 "지난달 글로벌 경기 침체로 하락했던 전기 및 전자기기, 화학제품이 증가세로 돌아섰다"며 "반도체, 이동전화기 수출이 늘어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물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수출물량에서 공산품 중 석탄 및 석유제품(28.0%)과 정밀기기(12.0%), 제1차 금속제품(9.0%)이 가장 많이 늘었고, 화학제품(6.9%)과 전기 및 전자기기(4.7%)도 증가세를 보였다. 수입물량에서는 일반기계, 제1차금속제품 등이 감소했으나 광산품, 화학제품, 전기 및 전자기기 등은 증가했다.
2월 수출입금액지수는 6년여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금액지수는 94.64, 수입금액지수는 82.18로 전월대비 8.0%와 14.8% 하락했다. 이는 각각 2010년 2월(81.28)과 2009년 8월(77.76) 이후 최저수준이다.
이 과장은 "두바이유가 전년동기대비 48.2% 감소하는 등 1년 전에 비해 유가가 떨어진 것이 가격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 영향으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도 2010년 3월(103.92)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2월 103.54를 기록해 전년 동월대비 3.1%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가격(-12.2%)에 비해 수입가격(-14.9%)이 더 크게 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지수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모두 상승해 전년동월대비 8.1% 상승한 125.96을 기록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