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해 경제 정책 주요 과제 '기업 부담 완화'
각종 세제 혜택과 최저임금 인상 억제에 사회보험 비용 줄이기 나서
상하이시 사회보험 요율 2.5%포인트 인하 발표
광둥성 최저임금 2년 동결 조치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중국이 올해 경제 정책 과제로 삼은 '기업 부담 줄이기'에 전방위로 나섰다. 각종 세제 혜택과 최저임금 인상 억제에 이어 사회보장보험 비용 완화 조치를 잇따라 취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시 지방정부는 올해 1월1일부로 기업이 부담하는 사회보험 요율을 2.5%포인트 하향하기로 결정했다고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5대 사회보험 가운데 양로보험과 의료보험 요율을 1%포인트씩 내리고, 실업보험은 0.5%포인트 인하했다.
이번 조정으로 상하이 소재 기업들은 연간 사회보험 비용 135억위안(약 2조4000억원)을 경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연초부터 이미 지불한 비용은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중국 기업의 사회보험은 고용주가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보장성 보험으로, 양로·의료·실업·산재·생육보험 등 5대 보험을 포함한다. 특히 중국의 사회보험 납부 비율은 세계 13위 수준으로, 기업은 물론 개인에게도 부담이 커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대도시 기업의 경우 각종 기금까지 더하면 매월 근로자 월급의 44.1%에 달하는 사회보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상하이의 이번 조치는 광둥·윈난·간쑤·귀저우·장쑤·톈진 지방정부의 보험 요율 하향 조정에 이은 7번째 사례다. 광둥성은 의료·실업·산재보험 요율을 인하해 기업들의 부담을 350억위안 줄였으며 톈진시도 사회보험 요율을 총 1.43%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에 따르면 상하이에 이어 충칭과 칭하이도 조만간 사회보험 비용 줄이기에 나설 계획이다.
산시·후난·산둥 등 일부 지방정부는 기업 부담 경감 차원에서 의료보험과 생육보험을 합해 5대 보험을 4대 보험으로 간소화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이들은 늦어도 연내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예정이다. 치촨쥔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현재 매월 근로자 임금의 8~10%를 의료보험과 생육보험으로 지불하고 있는데 둘을 합하면 보험료 부담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기업의 원가 절감을 위해 꺼내든 또 다른 카드는 인건비 조정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상승했던 중국의 최저임금 인상 추세에 제동이 걸렸다고 이날 보도했다.
통신이 조사한 12명의 경제 전문가 중 9명은 올해 이주 노동자의 소득 증가율이 7%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이들의 소득은 평균 7.2% 올랐었다. 광둥성 지방정부는 최근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년 동안 최저임금을 동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신은 "중국의 최저임금 인상 억제 움직임은 기업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는 내수를 진작하려는 정부의 노력에는 새로운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홍콩 소재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루이 쿠이지스 아시아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정책 당국자가 기업의 경영 환경이 악화일로인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는 부양에 한계가 있다는 걸 깨달은 것 같다"고 전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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