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대만 전자기업 훙하이가 샤프 인수 금액을 최대 2000억엔(약 2조600억원) 깎을 계획이라고 산케이(産經)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산케이는 관계자를 인용해 당초 샤프 인수를 위해 4890억엔을 출자할 예정이었던 훙하이가 출자액을 최대 2000억엔 줄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당초 알려졌던 감액폭인 500억엔~1000억엔에서 더 늘어난 것이다.
만약 훙하이의 뜻대로 기존 인수액에서 2000억엔이 깎이게 된다면, 최종 인수가는 훙하이 이전에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가 제시했던 금액인 3000억엔을 밑돌게 된다.
샤프는 주중에 임시 이사회를 열고 훙하이의 요구를 받아들일지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논의 진행에 따라 협상을 대폭적으로 재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훙하이는 주채권은행인 미즈호·미츠비시도쿄UFJ 은행에 대해서도 3000억엔 규모의 대출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달 말에 샤프가 상환해야 할 5100억엔 규모의 채무에 대해서도 조정한 후 금리를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은행들은 채무 상환 기한을 1~3개월 늦추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샤프는 지난달 25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훙하이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최대 3000억엔 규모의 우발채무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훙하이가 인수 서류에 최종 서명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인수가 무산될 경우 지불하기로 한 1000억엔 규모의 보증금에 대해서도 지불을 거부하고 있다.
한편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도쿄 증시에서 샤프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6.52% 하락한 주당 129엔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훙하이의 인수가 확정된 뒤 한 달이 지났지만 뚜렷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채 장기화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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