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할 경우 2020년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EU에 잔류할 경우보다 최대 1000억파운드(약 170조원) 적을 수 있다고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분석했다.
PwC는 21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영국이 EU와 상품분야 자유무역협정(FTA)을 신속히 체결하는 시나리오와 FTA 협상이 질질 끌면서 세계무역기구(WTO)의 최혜국대우(MFN)에 기반한 무역거래를 하는 시나리오로 나눠 영향을 분석했다.
FTA 시나리오에선 2020년 영국 GDP가 EU 잔류 때와 비교해 3% 적을 것으로 PwC는 추산했다. 하지만 WTO 시나리오에선 영국 GDP가 5%, 1000파운드나 적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2020년 기준 1인당 GDP는 FTA 시나리오에선 2100파운드, WTO 시나리오에선 3700파운드가 각각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2017년과 2018년 GDP 성장률은 제로 수준으로 떨어질 수있다고 PwC는 예측했다. 실업률은 EU에 남을 때와 비교해 2~3% 높고 2020년까지 일자리가 최대 95만개 사라질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2030년에도 1인당 GDP가 낙관적 가정인 FTA 시나리오에서 EU 잔류 때보다 0.8% 낮을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를 의뢰한 영국상공회의소(CBI) 캐럴린 페어베언 사무총장은 "이번 보고서는 EU 탈퇴가 생활수준과 고용, 성장에 심각한 타격을 끼친다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페어베언 사무총장은 "브렉시트로 EU 규제와 예산 기여 등에서 벗어날 수 있겠지만, 무역과 투자 부문에서 예상되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가 오랜 시간에 걸쳐 느린 속도로 회복하겠지만 EU 잔류 때 수준을 회복하진 못할 것"이라며 "이번 조사는 영국 기업 다수가 EU 잔류를 선호하는 이유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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