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이달 내 롯데제과와 호텔롯데 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지난해 롯데그룹 설립 67년만에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주력 계열사에서도 줄줄이 명함을 떼게 된 것이다. 특히 내년에 임기가 끝나는 롯데쇼핑, 자이언트, 롯데건설, 롯데알미늄 등에서도 차례대로 이사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여 국내 창업주 1세대가 완전히 막을 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2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이달 말 열리는 호텔롯데 주주총회 안건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건이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 11일 열린 호텔롯데 이사회에서 가닥이 잡혔다.
신 총괄회장의 호텔롯데 임기는 이달 28일까지다. 재선임 자체가 주총에서 의결되지 않으면 신 총괄회장은 1973년 호텔롯데이 창립된 이후 43년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현재 호텔롯데 대표이사는 신 총괄회장을 비롯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송용덕 롯데호텔 대표, 박동기 롯데월드사업본부 대표, 장선욱 면세사업부 대표 등 모두 5명이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이달 말 예정된 주총에서 신 총괄회장의 재선임을 추진할 예정이었으나 다른 계열사들과 마찬가지로 재선임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오는 25일 열릴 롯데제과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임기가 끝나는 신 총괄회장의 재선임은 추진되지 않는다.
신 총괄회장은 2011년 2월 차남 신동빈 회장을 한국 롯데그룹 회장에 임명하면서 경영 2선으로 물러났다. 이후 롯데제과·호텔롯데·롯데쇼핑·부산롯데호텔·자이언츠구단 등 한국 주요 계열사와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이사직은 유지해왔다.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의 임기는 내년 상반기께 대부분의 계열사에서 만료된다.
이달 말 호텔롯데(28일) 등을 시작으로 오는 11월 부산롯데호텔, 내년 3월 롯데쇼핑·롯데건설, 5월 자이언츠, 8월 롯데알미늄 등에서 신 총괄회장은 이사직함을 떼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은 그동안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창업 1세대 경영인으로 꼽혀왔지만, 최근 차남인 신동빈 회장이 롯데 '원리더'로 부상한데다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이상설이 끊이지 않고 있어 재선임을 추진하기에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제과는 오는 25일 주총을 열며, 롯데호텔은 신 총괄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28일 이전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두 계열사의 주총 안건에서 신 총괄회장의 재선임건은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롯데는 다음달 1일께 한국거래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국내외서 투자자 설명회를 진행하고 이르면 5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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