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미래부가 인공지능(AI)의 콘트롤타워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용수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17일 청와대의 지능정보사회 민관합동 간담회에 앞서 과천정부청사에서 사전 브리핑을 개최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김용수 실장은 "(AI 관련한) 정부의 콘트롤타워라는 말은 적당하지 않다"며 "기술의 발전에 따라 산업적·사회적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미래부가 앞으로 많은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AI와 관련해 정부의 콘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미래부는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AI와 관련한 육성 정책을 발표했으나 이는 사전에 미래부와 교감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김용수 실장과의 일문일답.
1. 지능정보 산업 발전 전략은 당초 4월 발표로 예정돼 있었는데 앞당긴 배경은?
-작년 8월부터 구상을 했고 10월에 민관합동 자문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오랫동안 준비했다. 기본적인 내용은 신년 업무보고에 포함돼 있었다. 생각보다 조금 빨리 나온 것은 최근 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와의 대국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사회적 수용도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원래 스케쥴도 3월이었다.
2. 지능정보기술연구소의 형태와 설립 시기, 인원은?
-지식정보기술연구소는 기업이 소유하는 것이다. 주식회사 형태다. 자본금은 기업들이 30억원씩 출자하기로 했다. 대단히 큰 규모는 아니다. 가장 우수한 인재를 중심으로 50명 정도로 구성될 것이다.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구체적인 내용은 기업들이 계획을 짤 것이다. 설립 시기는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소는 판교에 위치할 것이다.
3. 5년간 1조원의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는 것인가?
-1년에 400억원 정도가 순수 인공지능 분야에 투자된다. 이외에 뉴로모픽 칩, 뇌과학 등 기초 연구 분야에 대한 투자, 소프트웨어스타랩 등 지원 규모를 합치면 연간 2000억원이 된다. 예산을 무한정 증액할 수 없기 때문에 기존 과제 중 중요도가 떨어지는 것을 줄여서 예산을 확보했다. 1조원의 예산에는 미래부뿐만 아니라 타 부처 사업도 포함돼 있다. 이번 사업을 준비하면서 재정 당국과 긴밀히 합의했다.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4. 플래그십 프로젝트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가?
-민간이 주도로 어떤 과제를 할지 정할 것이다.
5. 국내 민간기업의 인공지능 개발 수준은 어느정도로 파악되는가?
-작년부터 기업들을 방문했다. 네이버도 상당부분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도 방문해 충분히 얘기를 나눴다. 각자 강점이 있다. 하지만 대기업이라도 미국 기업에 비해 왜소한 것이 사실이다. 가전사의 경우 IoT로봇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네이버는 이미 검색등에 인공지능을 도입하고 있다.
6.플래그십 프로젝트를 통해 어떻게 기술을 입증할 것인가?
-구글이 축적한 지식베이스와 유사하게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겠다. 이미지넷에 출전해 우승하는 것이 목표다. 재난 상황을 시뮬레이션해서 구조하는 것을 현장감있게 보여주겠다. 로봇은 의료 도우미를 개발해 시연할 계획이다. 영화의 영상을 인공지능이 압축, 요약하는 것을 인간과 한번 겨뤄보도록 하겠다.
7. 타부처와 중복되는 것은 없는가?
-가능하면 업무가 중복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번 것은 중복되지 않는다.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이나 스타랩은 기존에 하던 것에서 인공지능 관련 부분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미래부 이외에 산업부가 추가로 지원하면 좋을 것이다.
8. 지식정보기술연구소 운영 계획은?
-핵심 공통 기술을 개발하는 것으로 합의점이 이루어졌다. 구체적인 부분은 기업들이 결정할 것이다. 정부는 기술 자금을 지원하지만 기본적으로 의사 결정은 기업이 한다. 참여 기업들은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다. 개인정보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정보를 교류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9. 지식정보기술연구소에 강소기업이나 출연연은 참여하지 않나?
-출연연이나 대학들도 파트너십이나 협력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중소기업, 강소기업들도 참여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 여러 기업들과 접촉했는데 참여를 거절한 곳도 있다. 추가로 대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지는 참여 기업들과 논의해 결정하겠다.
10.콘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콘트롤타워라는 말은 적당하지 않다. 기술의 변화에 따라 산업적·사회적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 미래부가 많은 역할을 담당하도록 하겠다.
11. 미국의 구글, IBM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야 우리가 선점할 수 있다고 보는가?
-선진국과의 간극을 메울 수 없을 정도로 뒤처진 것은 아니다. 긍정적인 부분은 공개 SW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 것들도 열심히 한다면 확언할 수는 없지만 가능하리라고 본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