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생노동성, 22~44세 직장여성 대상 첫 조사 결과…"가해자는 상사" 25%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일본의 직장여성 10명 중 3명은 직장에서 성희롱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 가장 흔한 성희롱 유형은 부적절한 신체 접촉, 나이나 외모에 대한 발언, 노골적인 성관계 요구 혹은 압력이다. 직장여성 5명 중 1명은 임신 후 성희롱당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노동인력은 고령화로 감소하고 있다. 이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여성을 노동인력으로 유입시키거나 붙들어두고자 애쓰고 있다. 그러나 후생노동성의 이번 조사결과는 직장여성들이 얼마나 어려운 현실에 놓여 있는지 잘 보여준다.
일본 의회는 기업들에 여성 인력 고용 및 승진을 장려하고 있다. 이에 호응이라도 하듯 최근 몇 년 사이 기업들은 여성을 더 고용해왔다. 일본의 노동가능 연령대 여성 고용률은 미국ㆍ유럽보다 높다. 그러나 이들 여성의 일자리 가운데 상당수가 임시직ㆍ파트타임직이다. 더욱이 여성 임원 비율은 미국ㆍ유럽보다 낮다.
후생노동성이 이런 유의 여론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2~44세 직장여성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여론조사 결과 유효 응답은 9700건이다. 이들 응답자 가운데 29%는 직장에서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성희롱당한 경험이 있다고 밝힌 여성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외모, 나이, 신체 특징과 관련해 부적절한 말을 들었다고 답했다.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경험한 여성은 40%에 이른다. 17%는 노골적인 성관계를 요구 혹은 강요 받았다고 밝혔다. 25%의 여성은 성희롱자가 직속 상사라고 답했다.
직장에서 성희롱당했다고 답한 여성들 가운데 자기를 성희롱한 자에게 직접 항의한 이는 10%에 불과했다. 66%는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이번 조사대상 업체 1700개 가운데 성희롱 예방책을 갖고 있는 곳은 60%가 채 안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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