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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兆 日 전력업계에 난데없는 마스코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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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업체들, 고릴라·백구 캐릭터 앞세워 고객 유치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일본 전력업계에서 백곰ㆍ백구ㆍ고릴라 형상의 마스코트들이 일대 전쟁을 치르고 있다. 8조1000억엔(약 88조4100억원) 규모에 이르는 소매전력 시장의 일부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서다.


일본은 다음달 전력시장을 완전 자유화한다. 이에 시장 새내기들은 이른바 '유루캬라'로 기존 10개 독점 지역의 한 가구라도 자사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유루캬라란 '유루이 마스콧토 캬라쿠타'의 준말이다. 이는 말 그대로 '느슨한 마스코트 캐릭터'라는 뜻이다. 어딘가 모자란 듯하지만 보고 있으면 귀엽고 마음이 편해진다는 의미다. 유루캬라는 특정 지역에서 각종 행사ㆍ캠페인ㆍ특산품의 마스코트로 사용된다.


88兆 日 전력업계에 난데없는 마스코트 전쟁 전력시장에도 뛰어든 이동통신업체 소프트뱅크 그룹의 백구 마스코트 '오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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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東京)가스는 '덴파초'라는 이름의 노랗고 하얀 곰을 자사 마스코트로 선보였다. 전력시장에도 뛰어든 이동통신업체 소프트뱅크 그룹은 백구 '오또상'을 마스코트로 내세웠다. 오또상은 '아버지'라는 뜻이다.

도쿄 소재 광고업체 덴쓰(電通)의 야마모토 다쓰야(山本達也) 캐릭터 컨설턴트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서양 성인들의 경우 깜찍한 캐릭터를 유치하다고 여겨 기피하지만 일본인들은 다르다"며 "기업이 캐릭터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캐릭터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 사이에서도 인기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헬로 키티'와 '슈퍼 마리오'로 대변되는 일본의 마스코트들은 휘발유 광고에서부터 자위대 홍보에 이르기까지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제 이들 캐릭터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전력시장 구조 개편 작업으로 쪼그라드는 전력시장의 일부라도 차지하기 위해 동원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일본의 전력 사용량은 1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경제성장이 정체되고 인구가 날로 감소하는 가운데 가정과 기업 모두 전력 사용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88兆 日 전력업계에 난데없는 마스코트 전쟁 JX 홀딩스의 마스코트인 고릴라 '에네고리'.

JX 홀딩스의 마스코트는 넥타이 정장 차림의 고릴라 '에네고리'다. 일본 최대 석유회사이기도 한 JX는 지열ㆍ태양광ㆍ풍력 발전으로 1500메가와트(MW)가 넘는 발전 용량을 자랑한다. JX는 발전 용량을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일본 최대 홈쇼핑 네트워크 지분을 보유한 케이블 TV 주피터 텔레커뮤니케이션스의 캐릭터는 마시멜로처럼 생긴 ZAQ다. 주피터가 자체 발전시설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모기업인 스미토모(住友)상사의 한 자회사가 운영 중인 풍력ㆍ화력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공급할 뿐이다.


노무라(野村)종합연구소의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기요금이 5% 인하될 경우 일본 가구 가운데 3% 정도는 전력회사를 바꿀 용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요금을 10% 깎아준다면 무려 16%의 가구가 바꿀 태세다.


일본 정부가 전력시장 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출범시킨 전력광역운영추진기관(OCCTO)에 따르면 최근 2주 사이 도쿄전력 가입 2900만 가구 중 9만이 다른 전력회사로 바꿨다.


도쿄에 자리잡은 다이와(大和)증권의 니시카와 슈사쿠(西川周作) 애널리스트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은 소비자에게 매우 좋은 일"이라며 "이로써 도쿄전력의 전기만 쓰던 소비자가 도쿄가스나 주피터 혹은 소프트뱅크 같은 다른 전력회사의 전기로 돌아설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위기를 느낀 도쿄전력은 전기요금 할인 및 패키지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라고 지난 1월 발표했다. 도쿄전력 최초의 여성 임원 사토 리에코(佐藤梨江子)는 퇴출당한 자사 마스코트 '덴코짱'을 복귀시킬까 말까 목하 고민 중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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