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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알파고와 구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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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알파고와 구글세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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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만든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이세돌 9단과의 대결에서 이겼다. 구글은 알파고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더욱 발전시켜 난치병이나 기후변화 예측 및 모델링 등 난제를 극복하는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란 인간의 지능으로 할 수 있는 학습과 추론, 지각 능력 등을 컴퓨터가 모방하여 지능적인 행동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구글은 인간의 능력을 컴퓨터와 결합해 인간의 약점인 육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인간의 장점을 극대화한 가장 효율적인 물건을 만들어서 돈을 벌고자 한다. 그 개발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오류를 이번 이세돌과의 바둑대국에서 검증한 셈이다.

바둑은 가로 19줄과 세로 19줄이 만든 총 집수 361점을 누가 많이 차지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물론 먼저 두는 자가 좀 더 유리하므로 6~7집 정도를 더 얻어야 이길 수 있다(중국식 규정은 7집 반이다). 실제로 바둑판 위에 돌이 놓일 수 있는 경우의 수는 361!(팩토리얼), 즉 【361×(361-1)×(361-2)×…3×2×1】이다. 인간이 어찌 이를 다 계산할 수 있을까? 컴퓨터니까 가능하다. 알파고가 이세돌과 대국에서 범한 오류를 시정하면 천하무적이 될 것이다.


이런 저런 경험이 쌓이면 머지않아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로봇이 인간과 경쟁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영화에서나 보았던 로봇군인이 등장해 전장을 누비기도 하고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교수가 대학에서 전 세계를 상대로 다국어로 강의하며, 한국 대학들이 이를 학점으로 인정하는 날도 예견된다. 물론 이때 기존 대학교수는 시험채점 또는 학생 관리나 하는 행정직으로 전환될 것이다.

이번 시합에서 알파고 대리인 역할을 한 아자 황 박사 옆에는 영국 국기가 놓여 있다. 이는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DeepMind)라는 기업의 본사가 영국에 있기 때문이다. 구글이 이를 4억달러에 인수했다니 이젠 구글의 자회사다. 지금까지 구글이 인공지능에 투입한 개발비용이 33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 정도의 돈을 투자할 회사는 전 세계를 통틀어 몇이 안 된다. 어쨌든 그들이 성공한다면 투자비용의 몇 십 배 이상을 회수하고도 남을 떼돈을 벌 것이다. 세금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딥마인드 회사는 영국에서 조세피난처로 본사를 옮길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인공지능을 개발해 돈을 벌기보다는 이들에게 막대한 사용료를 지급해가면서 사용하는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돈을 버는 국가와 돈을 지급하는 국가와의 균형은 세금이 어느 정도 잡는다. 현재까지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국의 세제는 인(人, person)을 중심으로 짜여 있다. 인에는 개인과 법인이 있는데, 법학에서는 이들에게 '인격(人格)'이 있다고 한다. 즉, 권리와 의무의 당사자라는 것이다. 납세의무도 있다.


각 국은 자국의 인에 대해서는 자국 소득은 물론 다른 나라에서 번 소득도 과세를 해왔다(속인주의). 반대로 타국의 인이 자국 내에 소득이 있는 경우에는 그 소득에 대해서만 과세를 했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중과세 방지를 위해 사업장이 있는 경우만 과세하자고 약속을 했다. 우리나라도 이를 따라가고 있다.


그런데 알파고 세상이 오면 알파고가 한국에 사업장을 두고 있을 리가 없다. 아자 황 박사처럼 필요시 잠시 왔다가든지 인터넷으로 연결하면 된다. 이럴 경우 한국의 소비자는 알파고에게 막대한 돈을 지급하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세금 한 푼도 거둘 수 없게 된다. 사업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속지주의, 즉 돈을 지급한 국가에서 사업장 유무에 불구하고 과세를 하는 방법으로 전환해야 한다. 구글의 극력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일부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구글세'가 바로 그것이다.


이세돌과 바둑을 두는 알파고를 보고 있자니 기존의 세법체계로는 우리나라 과세권을 제대로 행사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라도 구글세와 속지주의에 대해 공부하고 대비해야 할 것 같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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