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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원칙ㆍ무개념ㆍ무개혁…막장의 '3無 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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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원칙ㆍ무개념ㆍ무개혁…막장의 '3無 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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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학살 공천', '외부 공천', '지각 공천'으로 요약되는 제20대 총선 공천의 고질적 폐해는 제도화되지 못한 자의적 공천문화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이내영 고려대 정외과 교수는 14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고 마무리 한다는 룰이 존재하지 않으니 그때그때의 권력지형이나 시류에 따라 무원칙한 공천이 자행된다"면서 "공천 과정에서 민주주의 원칙이 훼손되고 밀실 공천, 계파 공천으로 투명성이 낮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중심으로 물밑에서 빚어지는 새누리당의 공천 암투와 각종 살생부 논란, 이른바 '정무적 판단'이라는 명분으로 이뤄지는 더불어민주당의 대대적인 물갈이 잡음이 주요 비판 대상이다.

이 교수는 "원칙적으로 공천이란 유권자들이나 당원 다수의 의사를 반영해야 하는 절차"라면서 "공관위원장이나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라는 사람이 대체 무슨 권한으로 이렇게 자의적인 룰을 정하고 권력을 휘두르는 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또 "이렇게 되면 결국 정치 신인들에게는 매우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유권자들은 공약검증을 제대로 할 수 없어 피해를 입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안심번호 여론조사'를 통해 유권자들이 최종 후보를 택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마련되긴 했으나 결국 중앙당이 정해주는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크게 의미를 부여할 순 없다는 지적도 있다.


가상준 단국대 정외과 교수는 "본질적으로 당원이나 지지자들은 선거에서 배제되는 형태"라면서 "계파주의와 중앙권력을 공고히 하는 과정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대통령제라는 권력구조의 고유한 작동원리와 동떨어진 정당정치 문화를 되짚어볼 필요성도 제기된다.


대통령제의 전형을 운용하는 미국에는 공천이나 중앙당이라는 개념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공직선거 후보자는 상향식 경선의 원칙 아래 당원이나 지지자들이 선출한다.


정당이 행사할 중앙권력(중앙당)이나 도구(공천)가 존재하지 않아 개별 의원의 자율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따라서 소신이나 지역구 이익에 기반한 정치활동에 제약을 덜 받는다.


우리처럼 행정부(대통령)가 여당과 합치돼 공천권을 행사하거나, 공천권을 행사하기 위해 각종 방식으로 암투에 가담할 이유나 근거도 원칙적으로 없다.


대통령은 의회와 사법부를 상호견제하는 삼권분립의 한 축일 뿐이라는 인식이 근저에 자리잡고 있어서다. 이른바 '원내정당 모델'이다.


이 교수는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의 정당모델은 그 정체성이 참 불명확했다"면서 "미국식 원내정당 모델로 가자는 게 다수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주장하는 상향식 국민경선은 이런 주장에 일면 부합한다. 그러나 이를 제도화하기 위한 노력이 없었다는 점에서 한계는 예견됐다는 게 이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중앙당을 중심으로 공천권이라는 권한이 존재하고 지역 차원의 하부조직이 층층이 유지되는 한 김 대표의 주장은 실현되기 어렵다"면서 "유럽식 정당모델과 혼합돼있는 지금의 구조를 해소하면서 단계적으로, 제도적으로 바꿔가야지 일개 정당 대표의 주장만으로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선 19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일부 의원이 들고나왔던 '중앙당 폐지론'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정두언ㆍ남경필ㆍ김용태ㆍ홍일표ㆍ권영진ㆍ구상찬 등 소위 '쇄신파'로 분류되던 전ㆍ현 의원 6명은 2012년 1월 기자회견을 열어 중앙당 및 당 대표제 폐지, 이를 토대로 한 완전국민경선제 도입 등을 담은 혁신안을 발표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외과 교수는 "이들의 주장이 김 대표의 현재 주장과 합치됐다면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조 교수는 이어 "미국식이냐 유럽식이냐 아니면 한국만의 어떠한 방식이냐를 두고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 "20대 총선이 끝나면 어떤 식으로든 공천 절차를 합의하고 법제적으로 못박아 실행토록 하는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관련기사] 대한민국 '공천 정치'의 민낯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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