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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 쓴 애플렉 "배트맨은 미국판 햄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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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배트맨 연기
매일같이 역기와 씨름해 몸집을 키우고, 굳은 표정 일관해 염세주의 느낌 배가

복면 쓴 애플렉 "배트맨은 미국판 햄릿" 배트맨으로 분장한 벤 애플렉(왼쪽)과 잭 스나이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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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검은 슈트와 망토. 복면까지 쓰고 주먹을 불끈 쥔다. 상대는 슈퍼맨. 묵직한 목소리로 대결을 청한다. "궁금하군. 당신도 피를 흘리는지. 그렇게 될 거야." 악당이 아니다. 고담시의 수호자, 배트맨. 절대적 힘이 타락할 것을 우려해 맹렬히 달려든다. 비장함이 밀려드는 극장. 불이 켜지고 그가 나타났다. 배우 벤 애플렉(44). 얼굴에 살기는 온데간데없다. 말투도 영락없는 아저씨. "아들 사무엘 가너(4)가 배트카를 탄 내 모습을 좋아하더라고요."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배트맨을 연기한 애플렉이 12일 아시아마켓 홍보를 위해 베이징 파크하얏트 호텔을 찾았다. 그는 캐릭터를 소개하며 "햄릿의 미국 버전"이라고 했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은 상처로 복수를 하는 설정 등이 흡사하다. 많은 배우들을 거치면서 성격도 고정됐고. 많은 사람들의 머리에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그와 상이한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다."


복면 쓴 애플렉 "배트맨은 미국판 햄릿" 벤 애플렉[사진=CGV 제공]


이전 배트맨과 차이는 있다. 노쇠하고, 지쳤으며, 세상일을 피해 숨는 일이 잦다. 과학기술의 힘을 빌려 힘은 더 세졌다. 슈퍼맨과 대등하게 겨룰 정도다. 애플렉은 "성사되기 어려운 대결 같지만 능력이 비슷해지는 계기가 분명히 있다"며 "결정적인 카리스마를 임의로 보여주지 않는데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했다. 그는 배트맨을 건장하고 거칠게 표현했다. 매일같이 역기와 씨름해 몸집을 키웠고, 굳은 표정으로 일관해 염세주의의 느낌을 배가했다. 갈등이 증폭할 수 있는 요소들을 촘촘히 쌓아 슈퍼맨과 마주하는 신에서 밀리지 않는다.


애플렉이 새로운 배트맨으로 낙점됐을 대중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10만 명 이상이 참여한 한 외신 조사에서는 76%가 반대했다. 배우 크리스찬 베일(42)이 '다크 나이트(2008)'와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에서 배트맨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더구나 애플렉은 '데어데블' 등 히어로물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특유의 어두운 감성을 표현하는데 물음표가 붙었다. 그는 이런 부담을 정면으로 돌파했다. 잭 스나이더(50) 감독과 끊임없이 상의했고, 직접 베일을 찾아가 배트맨을 연기하는 노하우를 물었다. 애플렉은 "베일이 이전 담당자로서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지원을 아끼지 않아 내게 큰 의미가 있었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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