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자본 유치 인천 검단에 세계 네번째 '스마트시티' 건설
영종도 카지노복합리조트 집적화로 서비스산업 허브 및 관광메카 조성
'중심도시'로 변모하기 위한 '인천 가치 재창조' 사업 역점
재정건전화 3개년계획 시행 채무비율 25%까지 감축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외국투자자들이 보더라도 공항을 끼고 있는 인천만큼 접근성과 개발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이 없습니다. 두바이가 세계 4번째 스마트시티로 인천을 택한 것도 우리 도시의 뛰어나 투자인프라와 사업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죠. 1년간 공들여 추진한 대형프로젝트인 만큼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대규모 중동 자본이 유치되는 '검단 스마트시티' 건설 사업이 특수목적법인 (SPC) 설립으로 본격화한다며 프로젝트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 시장은 두바이 국영기업 스마트시티사와 지난 1월 합의각서(MOA)를 체결하기까지 협상과정이 순탄하지 않았지만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사업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1년여의 시간을 투자했다며 반신반의하는 여론에 대해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그는 "투자자들이 사업 추진을 위해 SPC를 설립을 마쳤고, 컨셉트 구상과 마스터플랜 마련에 착수하면서 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현실적 문제인 토지가격 협상이 남아있지만 양측이 조성원가냐, 실거래가냐를 놓고 서로 고집할 사안은 아니기때문에 타협점을 찾아가지 않겠냐"고 말했다.
검단 스마트시티는 정보통신기술(ICT)· 미디어 콘텐츠·에듀케이션 분야의 글로벌 기업과 교육기관을 유치해 업무·주거·오락·교육 기능을 복합한 미래형 자족도시 건설을 목표로 한다. 두바이식 창조경영의 대표적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2003년 두바이, 007년에는 유럽 몰타, 2011년에는 인도 코치에 이어 인천이 세계 네번째 도시로 추진되고 있다.
검단 스마트시티 뿐만 아니라 인천은 영종도에 카지노 복합리조트 집적화가 진행되면서 해외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정부는 신규 복합리조트 사업자로 인천에 투자제안서를 낸 인스파이어 인티그레이티드 리조트사를 최종 선정했다. 이로써 인천 영종도에는 총 3개의 복합리조트가 조성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파라다이스시티의 오픈을 시작으로 LOZE 복합리조트와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가 순자적으로 2020년까지 문을 연다.
유 시장은 "그동안 국내 복합리조트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집적화, 대형화, 복합화 전략으로 매년 10% 이상 급증하는 중국 요우커를 집중 유치하고 영종도를 서비스산업의 허브와 관광메카로 조성하는데 힘 써 왔다"며 "인천에 3개 복합리조트가 조성되면 3만명 이상의 직접고용 창출과 해외 관광객들의 인천방문이 이어져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해외투자 유치와 경제자유구역 등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국내 어느 도시보다 역동적인 인천이지만 재정상황은 여전히 좋지가 않다. 인천시는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39.9%까지 육박하면서 지난해 8월 행정자치부로부터 재정위기단체 '주의'등급을 받는 오명을 안았다. 이에따라 2018년 재정 '정상' 단체로 전환을 목표로 재정건전화 3개년계획을 추진중이다.
예산대비 채무비율을 25% 미만으로 낮추고 13조원대 총 부채를 9조원대로 감축하겠다는 것인데, 지난해 말 기준 채무비율이 34.6%로 점차 나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는 자산 매각 수입을 중심으로 7173억원의 채무를 상환, 채무비율을 31%대로 낮추는 게 목표다.
하지만 송도국제도시 땅 매각이 잇달이 유찰되면서 세입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유 시장은 "최근 부동산 경기의 하락과 주택담보대출 기준강화 등으로 인해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송도의 경우는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경쟁력을 갖고 있어 자산매각은 시기의 문제이지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수인선 인천구간과 인천발 KTX, GTX 등 다양한 광역교통망, 글로벌 교육여건은 물론 대형 쇼핑몰과 기업 유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거운 살림살이에 신규 재정사업은 엄두도 못내고 있지만 유 시장 취임 후 역대 최대의 국비와 보통교부세 확보는 가장 큰 성과로 꼽히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해 보다 17.6%(3667억원) 증가한 2조4520억원의 국비를 받았고, 보통교부세는 3981억원으로 지난해 4307억원에 이어 2년 연속으로 4000억원대를 확보했다.
특히 국비부담 비율이 지난해 63%에서 올해는 69%로 늘었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시비 부담률을 줄여 재정여력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유 시장은 "국비 확보로 시비 부담률을 줄이고 순수입인 보통교부세를 많이 받은 것은 분명 자부심을 가질만하다"며 "하지만 지방정부에 획일적인 보조금 지원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어 이를 혁신적으로 개편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재정건전화와 함께 유 시장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시책은 '인천 가치 재창조'사업이다. 인천은 최초·최고(最古)의 역사와 문화, 168개의 섬, 국제공항과 항만, 경제자유구역 등 인천만의 새로운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자원들이 많다. 이처럼 인천이 가진 고유한 특성, 잠재적 가치와 자원을 스토리텔링화·컨텐츠화·리모델링 등을 통해 실용적, 현실적인 가치로 만들어 인천발전을 위해 함께 나가자는게 인천의 가치 재창조 사업이다.
유 시장은 "더이상 인천은 관문이나 변두리, 수도권 주변도시가 아닌 '중심도시'로 변모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인천 스스로가 '정체성'을 바로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인천 출신의 인물 발굴이나 인천 주간의 날 운영, 인천역사 바로 알기 교육 등의 사업도 이런 맥락에서 추진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유 시장은 또 취임 2주년을 맞아 각종 현안사업들이 성과를 낼 수 있는 해로 만들어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장기간 사업진척이 없었던 서구 루원시티와 검단신도시 개발 사업을 비롯해 청라국제도시~영종도를 잇는 제3연륙교 건설,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등 그동안 재정문제를 비롯해 고착상태에 놓였던 현안들을 착실히 풀어나가는데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대담= 정완주 사회부장/ 정리= 박혜숙 기자>
◇9代 시·도지사협의회장…"중앙·지방 수평적관계 돼야"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을 겸하고 있는 유정복 인천시장은 중앙정부 중심의 행정 관행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시장은 "전국 공통적인 정책 결정을 하는 중앙정부와 지역문제 해결과 정책을 집행하는 지방정부는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수평적 관계"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제9대 시도지사협의회장에 취임한 유 시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안정행정부(현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냈고 17~19대 국회의원을 하기 전에는 김포군수, 김포시장 등 지내는 등 중앙과 지방 행정 업무를 모두 경험한 인물이다.
그는 "중앙에서 결정된 정책을 지방이 집행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해서 지방이 중앙의 하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중앙이 지방보다 위에 있다는 인식이 잔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기능과 역할이 있는데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를 하위 기관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 시장은 "지방자치에 대해 다양한 정의가 있겠지만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주민이 스스로의 규율과 재원으로 지역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라며 "현재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주민은 있으나 스스로의 규율과 재원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법률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치조직이나 자치법규를 자율적으로 형성할 수 있는 권리와 지방정부가 자체사업을 할 수 있는 가용재원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 시장은 "진정한 지방자치는 자치조직권을 포함한 자치입법권 보장, 자체사업이 가능한 가용재원의 보장 등의 기반을 구축해 주민의 참여를 바탕으로 지방정부가 운영돼야 한다"며 "앞으로 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 일하면서 진정한 지방자치로 한걸음 더 실질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약력> ▲1957년 인천광역시 출생 ▲제물포고 졸업, 연세대 정치학 학사,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연세대 대학원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1979년 행정고시 합격 ▲제33ㆍ35대 김포군수, 제1ㆍ2대 김포시장 ▲제17ㆍ18ㆍ19대 국회의원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안전행정부 장관 ▲제6대 인천광역시장 ▲제9대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