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대형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가 애플 선임 부사장 출신인 존 루빈스타인을 공동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
브리지워터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애플에서 아이맥과 아이팟 개발을 총괄했던 루빈스타인이 5월에 공식 합류한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널은 루빈스타인 영입에 대해 브리지워터가 미래 경영진 인력과 관련해 미세 조정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브리지워터에서 20년을 근무한 그렉 젠슨이 레이 달리오 창업주의 후계자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둘 사이에 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달만 해도 브리지워터는 젠슨이 올해 말까지 현재 직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루빈스타인 영입으로 젠슨이 CEO직에서 물러나게 됐다고 덧붙였다.
공동 CEO와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았던 젠슨은 향후 CIO 업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브리지워터는 달리오와 젠슨, 그리고 밥 프린스 3명의 공동 CIO 체제는 유지하게 된다. 대신 젠슨과 아일린 머레이의 공동 CEO 체제는 향후 프린스와 머레이의 공동 CEO 체제로 바뀌게 된다.
브리지워터는 현재 1500명의 정규직 직원에 154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음을 밝히며 회사 규모상 특정 인물이 CIO와 CEO를 동시에 맡는 것은 힘들다고 밝혔다. 브리지워터는 "젠슨이 경영에 시간을 덜 할애하는 대신 투자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또 루빈스타인의 영입은 브리지워터가 창업주가 경영하는 회사에서 역량있는 다수가 경영하는 회사로 변모하는 장기 계획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브리지워터는 마이크소프트에서 연구와 전략 부문 CEO를 지냈던 크레이그 먼디도 현재 달리오와 함께 브리지워터 회장을 맡고 있음을 공개했다. 먼디는 약 2년 전부터 브리지워터에서 컨설팅 업무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관계자에 따르면 젠슨은 3주간 휴가를 취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3주는 젠슨이 지난해 20년간 휴가를 보냈던 전례를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긴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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