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품절 예상했지만 이틀간 10여대 판매에 그쳐, 샤오미 특유의 가성비 없었다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중국 샤오미가 국내 시장에 TV를 출시했지만 실적이 저조하다. 스마트폰용 배터리, 체중계 등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기술 집약적 제품에서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오픈마켓 옥션에 따르면 샤오미의 40인치 '미(MI) TV 2'의 이틀간 판매량은 10대 정도로 나타났다. 지난 7일부터 판매된 이 제품은 샤오미의 TV 제품 중 처음으로 전파 인증을 받고 메뉴 한글화를 거쳐 출시됐다.
당초 옥션과 샤오미TV의 유통사측은 조기 품절을 예상했다. 출시 첫날에는 선착순 100대에 한해 당일 배송을 실시하는 등 이벤트를 기획했지만 초라한 판매 성적에 민망해졌다.
이번에 출시된 제품은 샤오미의 TV 제품군 중 가장 저렴한 제품이다. 샤프의 40인치 LED 패널을 장착했으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활용해 스마트TV 기능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중국내 가격은 1899위안으로 우리돈 35만원 정도다. 국내 판매 가격은 48만9000원으로 유통사측에서 메뉴를 한글화했고 1년간 무상 AS를 지원한다.
문제는 기능이다. 이 제품은 울트라HD 해상도가 아닌 풀HD만 지원한다. 비슷한 가격이면 다른 중국산이나 국내 중소기업의 UHD TV 구입이 가능하다.
국내 중소업체인 디엘티, 와사비망고, 티베스트, 세일전자 등의 제품들은 40인치대 UHD TV가 약 30만원대, 48~49인치 제품은 40만원대 초반에 판매되고 있다. 별도의 스마트TV 기능은 없지만 사진, 음악, 동영상 등을 TV에서 바로 재생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 샤오미 제품보다 성능이 뛰어나다.
TV의 교체 주기가 길다는 점도 샤오미가 한계를 드러내는 배경이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사후지원이 안정적인 대기업 제품을 구매하거나 아예 저렴한 국내 중소업체 제품을 구매하는 편이 나은 것이다. 샤오미라는 브랜드가 저가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40만원대 후반의 가격이라면 중소업체의 경우 UHD TV를 구매할 수 있고 화면 크기도 샤오미TV 보다 더 크다"면서 "10만~20만원 정도만 투자하면 삼성, LG 등 대기업 제품도 구매할 수 있는 만큼 소비자가 굳이 샤오미TV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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