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새누리당이 8일 사이버테러방지법의 직권상정을 요구하는 등 입법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이버테러방지법을 지난 2일 본회의에서 처리된 테러방지법과 '쌍둥이법'으로 규정하고 조속한 통과를 위해 주력하는 모습이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보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정부 내 주요 인사의 스마트폰을 해킹하고 철도 관련 기관에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는 등 사이버 테러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오프라인 테러를 막을 방패를 준비했으니 이제는 온라인 테러를 막을 방패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이버테러방지법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안건조정 신청을 해놓은 상황이어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외에는 길이 없다"며 "오늘 오후 국회의장을 찾아뵙고 (직권상정을) 건의 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도 이날 회의에서 "우리 국민은 야당의 억지주장과 같이 국정원의 도청을 걱정할 게 아니라 북한의 도청을 걱정할 상황이 됐다"며 "사이버테러가현실화되고 있는데도 야당의 반대로 사이버테러방지법이 국회 정보위에 발목이 묶여있다"고 지적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북한의 사이버테러가 현실화된 지금도 국가 비상사태인 만큼 국회의장은 2월 임시국회 마지막 전날인 9일 사이버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하고, 하루만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하고, 처리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도 "적이 사이버테러 공격을 하겠다는데 우리는 방어할 기본적인 법조차 갖추지 않으면 전혀 방비하지 못하는 것"면서 "사이버테러방지법은 안건조정심의가 걸려있어 여야가 합의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오늘이라도 협상해서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정원은 이날 오전 긴급 국가사이버안전 대책회의를 열고, 청와대에서도 사이버테러방지법 처리가 절박하다고 호소하는 등 당정청이 사이버테러방지법안 처리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테러방지법은 정의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으로 처리가 마무리됐지만, 사이버테러방지법의 경우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야당이 안건조정을 신청해 법안 논의가 제자리 걸음인 상태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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