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미국 공화당 주류의 ‘도널드 트럼프 낙마 작전’이 개시됐다. 지난 2012년 대선 공화당 후보를 지냈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3일(현지시간) 깃발을 들었다. 이에대해 트럼프가 탈당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거세게 반발하면서 공화당은 경선 길목에서 내전 상태로 치닫고 있다.
롬니 전 주지사는 이날 유타 주 솔트레이크시티의 유타대학에서 연설을 통해 “트럼프는 가짜이고 사기꾼"이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만일 공화당이 트럼프를 대선 후보로 지명한다면 안전하고 번영된 미래에 대한 전망은 거의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롬니 전 주지사는 "트럼프는 약자를 괴롭히고 여성을 혐오하며 과시욕에 불타며 사생활을 자랑하고 저속한 연설을 쏟아내면서 3류 연극을 하고 있다”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롬니는 "트럼프는 미국 국민을 가지고 놀고 있으며 국민을 속이고 백악관행에 무임승차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칭찬하면서 동시에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거짓말을 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악이 선을 짓밟는 것"이라고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이어 "많은 사람이 트럼프의 승리가 확실하다고 믿고 있지만, 공화당은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다"면서 “테드 크루즈, 마르코 루비오, 존 케이식 같은 후보에게 표를 던져야한다"고 촉구했다.
롬니 전 지사는 한 발 더 나아가 트럼프를 낙마시키기 위한 결선 전당대회를 대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롬니의 트럼프 비판 연설을 신호로 공화당 주류들의 공세도 강화되고 있다. 2008년 대선후보였던 존 메케인 상원의원도 이날 롬니의 주장에 지지를 표시하면서 “유권자들은 누가 미국의 최고 사령관이 돼야할 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공화당 주류가 일제히 공세에 나선 것은 ‘슈퍼 화요일’에서 압승을 거둔 트럼프가 오는 15일로 예정돼 있는 ’미니 슈퍼 화요일’에도 대승할 경우 그를 막는 것은 불가능해질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편 트럼프는 전매특허인 막말로 정면 돌파에 나섰다. 이날 유세를 통해 "롬니는 4년 전 대선에서 형편없이 패배한 겁장이 후보"라면서 "4년 전에 그는 나에게 지지를 구걸했고 나는 롬니를 무릎 꿇릴 수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는 한 방송에 출연, “당을 떠나 무소속 출마 결정에 관련없이 나를 지지하는 수백만 명의 유권자들은 나와 함께 할 것"이라며 공화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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