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밀입국' 또 뚫린 인천항…올해만 3번째

전날 내놓은 보안 대책 '헛구호' 될 판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항에서 올해만 세번째 밀입국 사건이 발생했다.

26일 인천항보안공사에 따르면 중국인 선원 A(33)씨는 이날 오전 0시56분께 인천 내항 4부두에서 사다리를 이용해 2.7m 높이인 보안 울타리를 넘어 밀입국했다.

인천항 관계자는 "보안 울타리는 사람의 신체가 닿으면 경고음이 울리도록 하는 적외선 감지기가 달려 있지만 A씨가 45도 각도로 사다리를 보안 울타리에 댄 탓에 당시 경고음이 울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A씨가 밀입국을 시도하던 그 시각 보안공사 종합상황실에는 6명의 근무자가 있었고, 부두 인근에서 직원 4명이 순찰을 돌고 있었다.

내항 부두를 순찰하던 보안공사 직원이 사건 발생 30여분 뒤인 오전 1시28분께 사다리를 발견하고, 종합상황실에 보고했지만 A씨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보안공사는 CCTV(폐쇄회로텔레비전)를 확인하고 나서야 A씨가 밀입국한 사실을 파악했다.

법무부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는 경찰과 함께 A씨를 찾고 있지만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에 앞서 지난달 6일에는 베트남 선원 B(33)씨가 인천북항 현대제철 부두에서 밀입국했고, 같은 달 17일에는 중국인 선원 C(36)씨가 인천북항 동국제강 부두에서 밀입국했다. 이들 역시 법무부가 쫓고 있으나 아직 잡히지 않았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정부가 사건 발생 하루 전날인 25일 내놓은 항만보안 강화 대책이 무용지물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