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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IFRS 2단계 '발등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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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내달 말까지 종합계획서 제출하라"

부채평가 방식 시가 기준으로 바뀌는 새 기준으로 이사회 보고 잇따라
자체 TF구성·시스템 공동구축 컨소시엄 참여 등 대응책 마련 '진땀'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금융당국이 보험업계에 다음달 말까지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종합대응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면서 각 보험사들에게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불만도 커지고 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다음달까지 IFRS4 2단계 종합대응계획을 이사회에 보고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달 초 금융감독원은 시스템과 경영전략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종합대응계획을 세워 이사회에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보험사들은 IFRS4 2단계에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 때문에 주주들이 꺼려할까봐 준비를 차일피일 미뤄왔다. 금감원은 이사회 보고 후에는 종합대응계획을 다음달 말까지 제출하되 시일이 촉박해 계획을 변경, 보완할 경우에는 6월 말까지 추가 제출할 수 있게 했다.


한화생명은 다음달 초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달 중으로 이사회에 보고하기로 했고, NH농협손보는 다음달 말에 열릴 이사회에서 종합대응계획을 보고할 계획이다. 다른 보험사들도 계획서 작성 기간과 이사회 일정 등을 고려해 금감원이 내놓은 기한 내에 계획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IFRS4 2단계는 보험사의 부채평가 방식을 기존 원가 기준에서 매년 말 실제위험률과 시장금리로 재평가하는 시가 기준으로 바꾸는 새로운 회계규칙이다. 2020년부터 도입되며 올해 하반기 중 관련 기준서가 나올 예정이다. 보험사들은 부채 평가 방식이 바뀌면 부채규모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 예측해 준비를 미뤄왔다.


그동안 IFRS4 2단계 도입 준비는 각 보험사의 규모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진행됐다. 대형 보험사들은 자체 인력과 비용으로 IFRS4 2단계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현대해상 등 대형사들은 자체 TF팀을 구성하고 보험계리사 등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컨설팅업체나 시스템 통합업체를 통해 자체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중소형 보험사 10곳은 보험개발원이 추진하는 IFRS 시스템 공동 구축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했다. 참여사는 흥국생명, 현대라이프생명, KDB생명, DGB생명, 동부생명, 하나생명 등 생보사 6곳과 흥국화재, 롯데손보,더케이손보, NH농협손보 등 손보사 4곳이다. 보험개발원은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중 참여사들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19년 6월까지 공동 시스템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시스템 구축에는 220억원(추정치)가량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험개발원은 예상하고 있다.


KB생명과 KB손보는 공동 시스템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KB생명 관계자는 "컨설팅사를 공동으로 선정해 비용과 투입인력을 공유할 예정"이라며 "상호 강점이 있는 부분을 키워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험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종합대응계획 제출 요구가 갑작스럽다는 불만이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당국이 요구하니 계획서를 준비하고 있지만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면서 "별다른 노하우나 경험이 없고 구체적인 기준서가 없어 큰 틀을 구성하는 데에 그칠 듯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인 건 알고 있지만 기준서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계획을 세우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금융당국도 별다른 지침 없이 무조건 계획을 내놓으라고 하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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