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판매 절대 안 돼…수익률로 경쟁력 제고 해야"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금융당국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 유치전에 제동을 걸었다. 은행, 증권사는 자동차와 골드바 등을 경품으로 내걸며 제도시행 초기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임종룡 위원장은 24일 오전 'ISA 준비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불완전판매를 양산할 금융회사의 과당 경쟁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는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해 주요 시중은행장과 증권사 사장들이 참석했다.
최근 은행과 증권사들은 오는 3월14일 ISA제도 시행을 앞두고 이자율과 수익률을 높인 예·적금,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상품을 앞 다퉈 내놓고 있다. 특히 자동차, 골드바, 해외여행 상품권 등을 경품으로 내건 사전예약 이벤트도 경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일부 금융회사는 직원 1인당 100~200개씩 유치할당량을 제시하고 있다.
업계는 1인 1계좌로 한정된 ISA의 특성을 감안하면 초기 유치경쟁이 불가피 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금융위는 은행과 증권사의 지나친 유치경쟁으로 불완전판매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차별화된 운용능력과 편입상품으로 경쟁력을 제고해야할 금융회사들이 본래의 취지에서 어긋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판단이다.
임 위원장은 "수익률은 적당히 맞추고 유치 고객 수나 점유율 같은 외형 경쟁에 치중하는 금융회사가 있다면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이라며 "특히 불완전 판매 문제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품행사 등 일회성 이벤트보다는 내실 있는 상품설계와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는 건전한 수익률 경쟁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수익률만이 고객을 확보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ISA 불완전 판매 예방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금융감독원은 ISA 판매·투자권유 실태를 수시로 모니터링 해 불완전 판매 가능성을 차단하고 관련 법령과 모범규준 준수여부 등에 대한 준법성 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임 위원장은 "ISA 불완전 판매를 방지하고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ISA 출시를 전후로 판매상황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라며 "금융위·금감원이 직접 미스터리 쇼핑, 불시 점검 등 현장 점검을 주기적으로, 강도 높게 시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더 이상의 제도 변경은 없을 것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제도 시행과정에서 보완할 부분이 있으면 개선하겠지만 ISA 출시 전 잦은 제도 변경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다. 은행들의 요구해온 자사 예·적금 편입허용에 대해서는 금리원칙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임 위원장은 "보완이 필요한 사항이 발생한다면 적극 개선하겠지만 이는 제도를 어느 정도 시행해 본 후에 판단할 문제"라며 "ISA 출시 전 더 이상의 제도 변경은 없다"고 못 박았다.
한편 금융위는 은행의 일임업 허용과 관련한 규정 개선을 3월초에 마무리하고 등록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금융회사 임직원의 파생상품 투자권유인력 자격 취득 시 요구되는 집합교육 대신 온라인 교육도 허용키로 했다.
아울러 금융위는 신탁형 ISA 투자자가 기존 편입대상 상품에 비해 위험도가 낮은 등급으로 상품을 변경하는 경우 자필기재 의무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임 위원장은 "일임업 등록이나 모델 포트폴리오 보고 등 절차적인 면에서는 감독당국이 처리 기일에 융통성을 발휘해 최대한 앞당기는 등 지원을 하겠다"며 "각 금융회사는 정해진 원칙과 기준에 맞춰 고객의 수익과 편의를 높이는 데 집중해 달라"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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