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신입생 입학을 앞두고 교실 부족 문제를 안고 있는 단원고등학교가 임시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단원고에 따르면 오는 3월2일 신입생(12학급 304명) 입학을 앞두고 부족한 교실을 확보하고자 공간을 재배치하는 내부공사를 지난 20일부터 시작했다.
단원고는 지난달 초부터 기존 교실과 체육관 등에 대해 심리치유형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기존 단원고의 총 교실 수는 40개다. 오는 3월 기준, 1학년과 2학년이 각각 12개 학급이고 3학년이 14개 학급이어서 총 38개 교실이 필요하다. 하지만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2학년이 사용하던 10개 교실이 존치되고 있어 8개 교실이 부족한 상태.
도 교육청이 그동안 유가족 측과 협의를 진행해왔으나 교실 내부에 있는 집기와 유품을 정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신입생 입학일이 다가오자 임시 처방에 나선 것이다.
학교 측은 본교무실 2개, 음악실 1개, 컴퓨터실 1개, 고사본부실 2개, 특수 교실 1개, 교장실 1개 등 8개 공간을 1·2학년 교실 8개로 바꾸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교무실은 도서관과 학년교무실로 이전하고 교장실과 스쿨닥터실은 건물 옆 컨테이너로 옮길 예정이다.
단원고에서는 희생 학생 교실을 정리하자는 재학생 학부모 측과 존치해야 한다는 유가족 측의 입장이 엇갈려 갈등을 빚고 있다.
일부 재학생 학부모들은 희생 학생 교실을 존치하려고 공사를 하는 게 아니냐고 항의한 데 대해 학교 측은 "교실 문제가 지금 타결된다고 하더라도 신입생 입학일이 촉박하다"며 "당장 사용할 수업 공간이 필요해 임시로 교실을 확보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세월호 희생 학생들의 '존치교실'을 정리하더라도 책·걸상을 비롯한 학교 집기를 제외한 편지나 추모글 등 나머지 것들은 일종의 유품이자 기록물이어서 일방적으로 정리할 수 없고 연고자를 찾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이날 오후 단원고에서 유가족과 신입생 학부모 측과 만나 '존치교실'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 교육감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교실을 학생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취하고 "'세월호 참사 2년이 다 되도록 단원고에 무슨 변화가 있었느냐'는 유가족 측의 문제 제기와 불신에 대해 자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