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실감현장]반값등록금 빌미로 '갑질'하는 서울 시민들

시계아이콘00분 56초 소요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반값등록금 덕에 등록금 부담은 줄었지만 인근 주민들이 '너희들이 학교를 누구 덕에 다니는 줄 아냐'며 갑질을 해댈 때는 차마 어떻게 할 수도 없고 답답하기만 하다."


22일 서울시립대 교정에서 들어 본 '박원순 학번' 졸업생들의 생생한 증언이다. 졸업생들은 반값등록금 덕에 수업을 빠트리면서까지 아르바이트에 매달리는 경험을 겪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스럽다는 반응이다. 허리가 휘청이는 부모들의 고통이 줄고 사회 봉사 활동도 늘어나는 등 행복한 대학생활을 보낼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반값등록금을 빌미로 '갑질'을 해대는 서울 시민들 때문에 마음고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심정을 감추기가 어려웠다.


한 졸업생은 시립대 주변 주민들이 '세금'을 빌미로 자행한 텃세를 생생하게 증언했다. 일례로, 최근 시립대 내부 커뮤니티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보면 학생들이 축구장을 사용하려다 주민들로부터 "너희들이 어떻게 이 학교를 다니는지 아느냐"며 구박을 당하고 쫓겨난 적이 있다는 것이다.

또 주민들은 학생들 위주로 운영되어야 할 각종 학교 시설을 개방해달라거나 심지어 수업 개방까지 요구했다고 한다. 밤에 문을 닫지 말고 학교 화장실을 개방하라는 요구도 나왔다.


이로 인해 일부 학생들은 "내 돈을 더 내더라도 좀더 쾌적한 환경에서 학교를 다니고 싶다", "반값등록금도 좋지만 공부 열심히 해서 시립대에 온 게 무슨 죄라도 되냐"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공부를 하기 위해 시립대에 온 것이지 시 정책에 대한 보답을 하러 온 건 아니지 않느냐는 항변이다.


이런 학생들의 지적을 박원순 서울시장도 안 걸까? 박 시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기성세대들의 청년들에 대한 '꼰대질'을 사과했다. 흙수저 세대로 대변되는 청년들의 가슴 아픈 현실에 공감하고, 청년 수당 등 청년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이같은 박 시장의 뜻이 과연 어떻게 실현될 지, '박원순 학번'들과 함께 지켜보자.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