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거래' 인천공항 32억 과징금 부과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부당하게 공사비를 깍고 설계책임을 시공사에게 떠넘겼다며 3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23일 밝혔다.

인천공항이 제2여객터미널 건설공사를 실시설계 기술제안입찰로 발주하자 시공사는 인천공항이 제공한 원안설계보다 약 23억 원의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는 기술제안을 했다.

그러나 인천공항은 이를 채택하지 않고 원래 설계대로 시공하면서 해당 부분의 공사비를 설계금액이 아닌 23억원을 감액한 공사비를 적용해 계약을 체결했다.

즉 시공사는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는 기술제안을 했을 뿐인데, 제안대로 시공하지도 못하고 공사비만 깍인 셈이 됐다.

아울러 시공사가 제안을 하지 않은 설계부분도 시공사가 제안한 것으로 간주했으며, 시공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시공사가 설계변경을 청구할 수 없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시공사는 자기가 기술제안하지 않은 부분에서 오류나 누락까지 모두 책임져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이외에도 공정위는 인천공항이 공항내 입점한 식음료 사업자의 경영에 부당하게 간섭하거나 일방적으로 매장을 이전시켜 불이익을 준 행위에 대해서도 경고조치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