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규모…연내 공급키로
GM·포드 이어 북미 '톱3' 완성차업체 모두 고객사 확보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LG화학이 북미 3대 완성차업체인 크라이슬러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한다.
LG화학은 크라이슬러가 올해 말부터 양산할 예정인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 미니밴 모델 '퍼시피카(Pacifica)'에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22일 밝혔다. 이 차량에 탑재되는 배터리 용량은 16kWh(킬로와트시)이며 LG화학의 미국 현지 홀랜드공장에서 생산·공급할 예정이다.
LG화학은 크라이슬러에 배터리 셀 뿐 아니라 배터리 제어시스템(BMS) 등 다양한 부품으로 구성된 토털 팩 형태로 공급한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번 계약으로 수천억원의 매출을 확보하게 됐다"며 "양사간 기술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향후 대규모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수주를 통해 LG화학은 GM(제너럴모터스), 포드에 이어 북미 3대 완성차 업체를 모두 고객사로 확보하게 됐다. LG화학은 2009년 GM의 '볼트'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된데 이어 2010년 포드 '포커스'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등 북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LG화학은 이들 업체로부터 수십 만대 이상의 수주 물량을 이미 확보했고 현지 생산기지인 홀랜드공장을 통해 제품을 양산·공급하고 있다. 현지 공급 물량이 확대되면서 LG화학 홀랜드 공장은 지난해 말 1개 라인을 추가로 증설해 현재 4개 라인이 풀가동하고 있다. 인력도 지난해 말 약 100여명을 신규 채용해 현재 330명 이상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다.
LG화학은 2000년 미국에 연구법인인 LGCPI(LG Chem Power Inc.)를 설립하면서 현지에서 본격적인 연구개발 활동에 돌입했다. 2012년에는 미국 미시건주 홀랜드시에 공장을 준공, 배터리 팩 설계 및 개발부터 양산까지 모든 공정이 가능한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등 현지 고객 대응 능력을 강화해왔다.
이웅범 전지사업본부장은 "이번 수주로 북미 3대 완성차업체를 모두 고객사로 확보하는 등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강력한 주도권을 확보하게 됐다"며 "향후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수주를 지속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지난해 10월 중국 남경에 준공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올해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하며 '오창(韓)-홀랜드(美)-남경(中)'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3각 생산체제를 본격 가동하고 있다. 세계 최대 생산능력(320㎞ 주행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 기준 18만대, PHEV 기준 65만대)을 발판 삼아 시장 선점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B3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13년 32억6000만달러(3조7000억원)에서 2020년 182억4000만달러(20조7000억원)로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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