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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긴급진단]매매거래는 줄고 전셋값은 뛰고…"강남 재건축 마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6초

강남 2월 주택 매매 전년보다 70%↓…1.2억원 하락한 곳도
대출 묶이자 전세로 수요 몰려…강북 전셋값 뛰고 또 뛰어

[주택시장 긴급진단]매매거래는 줄고 전셋값은 뛰고…"강남 재건축 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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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조은임 기자] "(분양가를) 평당 4000만원 이상으로 해야 한다는 말이 쏙 들어갔다. 개포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은 규모가 크고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기 때문에 분양 흥행을 위해선 분양가가 중요한데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서다. 이달 들어선 문의 전화마저 뚝 끊겼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D공인 대표의 얘기다. 이 말 속에서 주택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 강화 이후 주택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매매가는 약세지만 전세는 여전히 강세다. 그중에서도 침체기 끝자락에서나 보이던 서울 강남의 약세는 두드러진다.


지난 주말 서울 강남 지역을 돌아본 결과 주택 매매거래는 눈에 띄게 줄었다. 통계치로도 확인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구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339건으로 집계됐다. 2013년 9월 이후 가장 적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537건) 대비 3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개포동의 매매 거래량은 지난달 51건에 이어 이달에도 27건이 거래되는데 그쳤다.

거래 감소는 가격 하락을 부르고 있다. 거래가 줄어든 재건축 추진 단지들부터 이런 분위기를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구의 재건축 단지 매매가는 지난해 12월부터 11주 연속 떨어지고 있다. 개포 주공 1단지 전용면적 49㎡(2층)는 지난달 8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 물건보다 1억2000만원이나 낮은 수준에서 계약이 이뤄진 것이다. 다만 전용면적 35㎡는 전월 대비 3000만원 오른 6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공인중개업소는 가격이 더 하락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개포동 B공인 관계자는 "기존 대출이 많은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많이 내놓고 있다"며 "이로인해 호가는 더 떨어지고 있는데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대출을 받아 투자를 하려던 고객들인 경우 우려 속에 계약을 망설이는 편"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선 내달 분양에 나서는 개포 주공 2단지 청약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래미안블레스티지'(1957가구)로 재탄생하는 이 단지는 당초 3.3㎡당 3600만원 선에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앞서 분양한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흥행에 성공하자 분양가를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주춤하면서 분양가 책정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인근 T공인 대표는 "올해 개포동 재건축 분양성적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인근 단지들 뿐 아니라 주택 시장 전반의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개포 주공 2단지의 분양 성패는 결국 분양가"라고 말했다.


매매시장과 달리 전세시장의 기세는 죽지 않았다. 특히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이 80%를 넘어서는 서울 강북권에서 이런 현상이 짙다. 대출이 까다로워진 이후 집을 사지는 않고 전세 물건을 찾는 수요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심지어 매매가보다 비싼 전세가 심심찮게 나타나기도 한다. 평균 전세가율이 지난달 기준 83.3%를 기록한 성북구에서는 전세보증금이 1500만원 비싼 계약이 이뤄지기도 했다. 길음동 삼부아파트 전용면적 59㎡ 1층이 지난달 9일 2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같은달 22일 같은 면적의 7층 매물은 2억65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상월곡동에서는 동아에코빌 전용면적 59㎡ 9층 매물이 이달 5일 3억1000만원에 팔렸는데, 같은 면적 7층이 19일 2억8500만원에 전세계약을 맺으면서 전세가율이 90%를 넘어서기도 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강북권의 경우 도심 접근성이 좋고 상대적으로 매매가격은 저렴한데 매입세가 약하다보니 전세금만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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