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종업원지주 마음 돌리겠다는 것, 실현 가능성 없어"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롯데그룹은 롯데홀딩스를 상장하고 전 사원에게 주식을 나눠주겠다는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선언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19일 밝혔다.
롯데그룹은 그러면서도 주주 표 대결의 향방을 가르는 종업원지주회가 흔들릴 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날 신 전 부회장의 발표에 대해 "너무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 논할 가치가 없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현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무리한 공약을 남발 해 논할 가치가 없다는 설명이다.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것 자체가 종업원지주회의 설득에 실패했다는 반증이라고 보고 있다. 계획대로 종업원지주회 설득에 성공했다면 여론몰이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해석이다.
롯데그룹은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이 종업원지주회에 제시한 파격적인 조건에 대해선 놀라는 눈치다. 신 전부회장 롯데모든 사원에게 주식을 주는 한편 1조원의 상당의 사재를 출연해 사원 복리후생에 쓰겠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 측이 추정하는 주당 주식가치는 약 25만엔(약 250만원)에 이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내가 회사를 차지하면 회사를 다 털어서 너희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것과 같은 극단적인 방안"이라며 "돈으로 (종업원지주회를)흔들어 보겠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이 제시한 공약들이 법리적으로 문제가 없는 지를 살피는 한편 종업원지주회의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의 롯데홀딩스 내 우호지분은 30%안팎에 불과하다.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경영권을 가지고 오려면 27.8%에 이르는 종업원지주회의 지지가 필요하다.
롯데그룹은 종업원지주회가 그동안 경영능력을 보여 온 신 회장에게 지지를 보여줬던 만큼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신 회장의 비전을 보고 지지해온 만큼 장기적으로 회사에 해가 되는 신 전 부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롯데의 미래를 밝힐 경영능력이 있다는 믿음때문에 종업원지주회가 지지를 했던 것"이라며 "종업원지주회는 회사를 키워나갈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일본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은 물론, 글로벌 롯데그룹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롯데홀딩스의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신 전 부회장은 또 상장을 통해 지분가치를 높이고, 1조원 규모의 사재를 털어 직원 복지에 힘쓰겠다고 공약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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