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폭스바겐그룹 임원들이 한국을 찾아 사업 점검에 나섰다. 디젤 사태 이후 요동치는 시장을 들여다보고 판매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18일 폭스바겐그룹 APEC(아시아태평양) 담당 임원들은 폭스바겐코리아를 방문해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사업계획을 논의했다.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사장과 토마스 쿨 폭스바겐 사장은 본사 임원들과 현안을 공유하면서 판매 전략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매년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진행되는 정기 회의라는 게 폭스바겐 관계자의 설명이지만 디젤 사태에 따른 추가 대응 방안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달 환경부가 타머 사장에 이어 독일 본사 임원 테렌스 브라이스 존슨까지 형사고발하면서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한 장짜리 리콜계획서만 제출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비난까지 받았다. 폭스바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소비자들도 2000명을 넘어섰다.
판매량도 떨어졌다. 디젤 사태 직후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11월 월별 최대 판매량, 지난해 역대 최대 판매량을 찍었지만 이후 실적이 급감했다. 지난 해 12월 2600대 판매로 전월 대비 50% 가까이 줄었고 지난 1월에는 수입차 시장 내 점유율이 10.2%까지 떨어졌다. 이는 디젤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10월(9.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디젤 사태에 관한 소송이 이어지고 있고 지난해 9월 출시한 신형 골프 R이 기대만큼 실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신차 일정도 아직 잡지 못했다. 통상 1월 중 그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본사와 조율까지 마쳤던 예전과 달리 올해는 여러 상황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진행된 본사와 지사간 회의는 여러 현안들에 대한 해법을 도출하는데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바겐 코리아 관계자는 "환경부 고발 등으로 국내 시장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게 쉽지 않다"며 "시장 조사와 내부 논의를 거쳐 신차 일정 등을 잡아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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