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97억달러 전년보다 6.3%↓
수입량 늘었으나 수입단가 낮아진 탓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호주와 같은 세계적인 농축산업 강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지만 FTA 체결국으로 부터 들여온 농축산물 수입액이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농축산물 총 수입액은 304억3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0% 감소했다. 농축산물 수입액은 2014년에 320억3200만달러로 연간 최대를 기록한 이후 평년(2010∼2014년)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 가운데 FTA 체결국으로부터 수입액이 상대적으로 크게 줄었다. 지난해 FTA 체결국으로부터의 농축산물 수입액은 197억2000만달러로 전년도 210억4000만달러 보다 6.3%나 감소했다.
특히 농축산업 강국으로 꼽히는 미국은 물론이고, 호주와 2014년 12월12일에, 캐나다와는 2015년 1월1일 FTA를 체결하면서 우리 정부는 이들 국가로부터 농축산물 수입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난 셈이다.
가장 큰 원인은 농축산물 최대 수입국인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액은 70억1000만달러로 전년도 보다 10.2% 줄어, FTA 체결국 가운데 가장 크게 하락했다.
품목별로 미국산 쇠고기와 돼지고기, 밀, 감자 수입은 늘어난 반면 옥수수 수입이 크게 줄었다. 미국산 옥수수 수입량이 전년 대비 54.8% 감소한 반면 쇠고기(3.4%), 돼지고기(24.3%), 밀(2.5%), 감자(7.5%) 등은 신장세를 기록했다.
아세안(ASEAN)으로부터 수입액은 7.8% 줄어든 42억4000만달러에 그쳤으며, 호주와 캐나다도 각각 2.4%, 16.6% 줄어든 24억2000만달러, 8억달러에 머물렀다. FTA 발효(2015년 12월20일)의 영향이 거의 없던 중국산 농축산물 수입액은 44억3000만달러로 전년보다 8.4% 감소했다.
반면 유럽연합(EU)으로부터 수입액은 돼지고기와 닭고기, 유제품 등 수입이 증가하면서 36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보다 4.5% 증가했으며, 포도와 키위, 돼지고기 수입이 늘면서 칠레로부터의 수입액도 전년보다 7.8% 늘어난 8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성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 조류독감(AI) 발생으로 미국산 닭고기 수입이 금지돼 브라질산이 이를 대체했고, 수입 단가가 높은 미국산 옥수수 대신 EU산 수입이 증가했다”며 “전체 농축산물 수입량은 증가했지만 수입단가가 낮아진 것도 전체 수입액 감소의 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