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서 디젤차 앞서…연비·실용성 선호고객, 소비성향 역전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지난해 경유(디젤) 승용차의 판매대수가 휘발유차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수요 급증과 수입디젤차 판매 확대, 경유가격 하락 등이 영향을 미쳤다.
16일 국토교통부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된 승용차는 153만2054대를 기록했다. 이 중 디젤차는 68만4383대로 휘발유차 68만1462대 보다 2921대가 많았다.
비중은 각각 44.7%, 44.5%를 차지했다. 휘발유와 전기에너지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차는 제외한 수치다. 2010년만 해도 휘발유차 신규 등록대수가 경유차보다 4배 가까이 앞섰지만 지난해부터 자동차 소비 성향이 역전됐다.
디젤 승용차는 2010년 22만9227대(18.5%)에서 2012년 33만9231대(27.0%), 2014년 52만7638대(38.6%)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와 달리 휘발유차는 같은 기간 84만3097대(68.1%), 72만2809대(57.5%), 66만1784대(48.5%)로 감소했다.
이같은 역전 현상의 주요 원인은 대부분 디젤로 출고되는 SUV의 판매 증가에 따른 것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해 SUV 내수판매량은 45만2200대로 전년 33만7755대보다 11만4445대(33.8%) 늘어났다.
수입 디젤차 판매비중 확대도 한몫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디젤 승용차 수입액은 62억9314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전 최대였던 2014년 49억773만달러보다 28% 이상 급증했다. 이에 따라 수입 승용차 내 디젤 비중은 2010년 25.4%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68.9%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경유 가격의 하락도 디젤차의 판매 확대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인 오피넷에 따르면 디젤의 원료인 경유가격이 2005년 이후 10년여만에 리터(ℓ)당 1000원대 바닥에 진입했다. 싱가포르 상품시장에서 경유 제품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 10월 ℓ당 440.18원에서 11월 422.07원, 12월 357.38원, 올해 1월 284.65원까지 떨어졌다.
경유 승용차의 판매 강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캠핑 등 레저활동 증가로 실용성 높은 차량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한 데다 저유가 기조까지 수요 확대요인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용성과 연비 성능을 중시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앞으로도 이에 적합한 차량의 증가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도 국내 완성차 업체와 수입차 브랜드들이 SUV 차량 확대를 공표한 상황에서 디젤차 판매비중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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