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 출전해 우승 대박, 2년간 PGA투어카드에 마스터스 출전권까지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불굴의 사나이.'
40세의 노장 본 테일러(미국)다.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골프링크스(파72ㆍ6828야드)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총상금 7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7언더파를 몰아쳐 역전우승을 일궈내 파란을 일으켰다.
무엇보다 2005년 리노타호오픈 이후 무려 10년 6개월만의 우승이라는 게 빅뉴스다. 사실상 첫 우승이나 다름없다. 당시 리노타호오픈 2연패가 통산 2승의 전부지만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와 같은 기간에 열려 'B급매치'로 치러졌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는 그러나 세계랭킹 1, 3위 조던 스피스(미국)와 3위 제이슨 데이(호주) 등 월드스타들이 총출동했다.
테일러는 최종일 버디 9개(보기 2개)를 쓸어 담는 예상 밖의 괴력을 발휘했고, 기어코 필 미켈슨(미국)이라는 대어를 낚았다. 테일러가 카를 페테르손(스웨덴)의 기권으로 '대타'로 출전했다는 대목이 재미있다. 지난주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웹닷컴투어 클럽콜롬비아챔피언십에 출전했다가 첫날 4오버파를 친 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기권한 시점에서 곧바로 페블비치로 이동했다.
1999년 프로에 데뷔해 내리막길을 걷다가 2014년부터는 2부 투어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AP통신은 "항공료를 아끼려고 가방도 휴대할 수 있는 것 하나만 들고 캘리포니아주로 갔다"고 전했다. 테일러에게는 그야말로 대박이다. 우승상금 126만 달러(15억2000만원)에 2년간 PGA투어 시드는 물론 오는 4월 마스터스 티켓까지 확보했다. "그저 놀라울 뿐"이라며 "우승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환호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