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조문환의 평사리日記]반달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5초

[조문환의 평사리日記]반달  
AD


그날 새벽에도 가마니 짜는 소리와
새끼 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었다
반달은 지붕에 걸쳐져 있었고
점심때가 되어서야 서산으로 넘어갔다
장날에 맞춰 양탄자처럼 곱게 단장되었던 가마니는
대목장날 읍내시장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가마니가 팔려야 설 대목장을 볼 터인데
해가 다 져가도록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다
요행이도 떨이를 하고 설 옷과 양말가지를 사 주셨다


아마도 이맘 때 쯤 이었겠지
반달이 감나무에 걸렸었듯이
어머니는 닭 울기 전부터 가마니를 짜시고
아버지는 사랑방에서 새끼 꼬시고 그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었지
달그락 달그락 사사삭 사사삭
반달도 그 소릴 듣고 깨어났었지
오늘 새벽의 그 반달이 그랬었지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