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확산]질병관리본부 "지카바이러스대책팀 구성"

신임 본부장 임명…방역컨트롤타워 부재 해소

▲정진엽 장관 등이 2일 지카바이러스 대책회의를 갖고 있다.[사진=백소아 기자]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과도하게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

정기석 신임 질병관리본부장의 말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소두증을 일으키는 지카바이러스에 대해 1일(현지 시간) 국제 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국내에서도 방역 비상이 걸렸다. 발병 지역을 여행하고 돌아온 여행객 등에 대한 사전 점검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모기가 매개체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안전하다는 평가도 있는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전염도 배제할 수 없다. 수혈과 성관계 등으로 전파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2일 이와 관련해 국내 상황을 점검하고 앞으로 계획을 논의하는 대책회의를 서울의 한 식당에서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도 긴급 참석했다. 청와대는 이날 신임 질병관리본부장을 임명했다.

◆지카바이러스 대책팀 구성=이날 대책회의에서는 의심환자에 대한 사전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질병관리본부는 법무부와 출입국 정보를 공유하면서 중남미 등 위험지역 입국자가 의심 증상을 보일 경우 즉각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중남미 등 위험지역에 살고 있는 재외국민과 해외 여행객에 대한 예방 활동도 강화된다.

지카바이러스는 모기가 매개체이기 때문에 개인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다만 유행국가로 여행이나 교역을 제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의 긴급상황실에 지카바이러스 대책팀을 구성했다. 지카바이러스를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카바이러스를 어떤 경보단계로 관리할지 위기평가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카바이러스의 국내 전파 차단과 특히 임신부를 어떻게 보호할지 전문가와 논의를 통해 대책에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역컨트롤파워 부재 해소=청와대는 2일 차관급인 신임 질병관리본부장(이하 본부장)에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장을 임명됐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사태로 관계자들이 징계를 받은 이후 공석이었던 본부장이 임명된 만큼 컨트롤타워 부재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 본부장은 2일 아시아경제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과도하게 준비하고 대비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다행히 아직 사람과 사람간 전파는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사전 대비와 점검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본부장은 "앞으로 바이러스 전문가와 상의해서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정확한 사실부터 챙길 것"이라며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카바이러스는 감염이후 2주가 아주 중요하다고 지적한 정 본부장은 "특히 남자보다는 가임기 여성에게 치명적 상황을 초래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소두증과 연관성에 대해서 정 본부장은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소두증과 지카바이러스의 직접적 연관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두증과 지카바이러스의 우연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긴장감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진엽 장관은 "메르스 사태와 같은 방역 실패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도록 방역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우리나라는 아직 모기가 활동할 시기가 아니기에 해외에서 감염돼 들어오는 분을 감시하는 데에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