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세계보건기구(WHO)는 1일(현지시간) 흡연 장면이 있는 영화나 드라마가 청소년의 흡연을 촉발한다며 이에 대한 규제를 각국 정부에 촉구했다.
WHO는 이날 영화가 청소년들이 흡연 장면에 그대로 노출되는 마지막 미디어라는 내용을 담은 '영화의 금연에 대한 3차 보고서'를 발표하고,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 가입한 180개 회원국은 영화를 통한 담배 광고를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청소년의 37%는 영화를 계기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그 수는 2014년에만 600만 명 이상이다. WHO는 "이 가운데 200만 명이 흡연과 관련한 질병으로 사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해 할리우드에서 제작한 영화의 44%는 흡연 장면을 넣었으며, 이 가운데 36%는 청소년관람가였다. WHO는 "2002년부터 2014년까지 최고 수입을 올린 영화의 59%에 흡연 장면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흡연 장면이 들어 있는 영화에 대해 등급제를 적용하고, 상영 전 흡연에 대해 경고해야 한다"고 했다.
WHO 금연계획 운영자인 아르만도 페루가 박사는 "중국은 이미 영화에 과도한 흡연 장면을 넣지 않도록 조치했다. 인도 역시 국내외 영화에 담배 광고나 흡연을 연상시키는 장면을 넣지 않도록 하기 시작했다"면서 "더욱 강력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