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부터 근무환경 개선대책안 시행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2015년 4월. 한 소방관이 화재현장 한 구석에서 얼굴이 시커멓게 그을린 채 허겁지겁 컵라면을 먹는 사진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8월에는 청주에서 섭씨 40도에 가까운 날씨에 화재진압을 하던 소방관이 탈진해 쓰러진 사진이 SNS를 통해 확산됐다. 재난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에게 제대로 된 식사 등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냐는 비판이 거셌다.
서울시는 이같은 소방관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2월부터 전국 최초로 대규모 화재 등 재난이 발생했을 때 소방대원이 현장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재난현장 회복팀’을 신설해 운영하는 등의 소방공무원 근무환경 개선 대책안을 1일 발표했다.
재난현장 회복팀은 소방대원이 재난현장에서 물을 마시며 지친 몸을 추스르고 부상 시 응급 치료도 받는 등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소방대원을 돕는 인원과 의료진 등 4~5명으로 구성된다. 휴식공간과 구급장비, 냉장고, 취사도구 등이 구비된 차량을 타고 신속히 현장으로 출동, 지친 대원들에 대해 혈압?심박수를 체크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맞춤형 현장회복 시스템을 운영한다.
시는 또 올해 4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안전장갑, 헬멧, 공기호흡기 등 소방대원의 안전을 지키는 개인보호장비 보유율을 100%로 지속 유지도록 할 계획이다. 낡은 개인보호장비를 교체해 안전한 현장 활동을 지원하고 소방장비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장비 이력 관리도 시행한다.
앞서 시는 지난해 7월부터 전국 최초로 소방차 운전대원 전원에 대한 운전자보험 가입을 시행 중이다. 출동 중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벌금, 변호사 선임비용, 형사합의금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서울시내에서 발생한 소방차 교통사고 129건 중 사고책임 대부분은 사고를 낸 소방차 운전대원에게 돌아갔고 사고처리비용 역시 소방관 개인이 부담해야 했다.
또 2014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유해화학물질 접촉 119대원 건강관리지원’의 범위를 확대해 현장활동 중에 입은 경미한 부상이나 공상이 승인되지 않은 부상에 대한 치료비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 안에 서울시내 전 소방서와 소방본부 등 24곳에 산소발생기가 구비돼 소방공무원들의 지친 심신을 돌보는 ‘심신안정실’ 설치를 완료한다. 소방공무원을 심리상담 전문강사로 양성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입은 대원들을 집중 상담하는 ‘찾아가는 심리상담 프로그램’에 동료상담사로 투입한다.
자연휴양림 등지에서 산책하거나 감성소통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심신의 안정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힐링캠프’ 참여 인원을 연 300명까지 확대한다. 국내 유수의 대학교와 합동으로 소방공무원의 직무환경에 대한 연구를 통해 소방공무원 질병과 관련한 공상 근거 등을 마련하고 입사부터 퇴사까지 건강관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등 근무환경 개선에 대한 체계적인 방안을 강구해나갈 계획이다.
권순경 시 소방재난본부장은 “이번 대책을 통해 전국 지자체 최초로 재난현장 회복팀을 운영하는 등 소방공무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데 힘써나갈 것”이라며 “대원들의 심신을 건강하게 지키는 것은 물론 이를 바탕으로 인명구조 등 현장대응력 역시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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