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한국은행이 한동안 유가 하락이 계속될 것이라 예측했다. 산유국간의 시장점유율 경쟁으로 원유 공급은 늘어나지만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돼 원유 수요는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은은 28일 '인플레이션 보고서-최근 국제원유시장 여건 점검'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두바이유는 배럴당 26.70달러다. 지난 20일 23달러대까지 떨어지며 12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두바이유는 최근 소폭 상승했다.
한은 보고서는 이같은 유가 추가하락 현상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 예상했다. 전 세계 시장 원유 공급이 더 늘어나는 것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분석했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생산량은 일평균 3138만 배럴(2015년 11월 기준)로 목표치인 3000만 배럴을 17개월 연속 초과하고 있다.
아직까지 OPEC 산유국들이 전 세계 원유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경쟁을 펼치고 있어 산유량 감산 합의 대신 생산 확대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최근 경제제재가 풀린 이란이 원유를 일평균 40~100만 배럴 추가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한은은 원유의 추가 공급을 예상했다.
공급은 늘었지만 수요가 더욱 줄어들어 유가 하락 압력은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원유 수요가 가장 큰 중국의 경제 성장률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은 2010~2014년 중 전 세계 원유수요 증가분의 45%를 차지했다. 원유 수요 증가율에서도 중국은 2007년 1월~2008년 7월까지 11.7%를 기록해 전 세계 증가율(1.9%)보다 원유 수요를 대폭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후 경제성장 둔화와 함께 증가율이 점차 떨어져 올해 2.9% 증가율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전 세계 증가율(1.3%)의 2배가량으로 두 비율의 차이가 대폭 줄어들었다.
아울러 내년 난방용과 차량용 원유 수요도 지난해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 겨울 기온이 상승해 난방유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세계 자동차 판매대수 증가율도 크게 낮아져 차량용 수요도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 분석했다.
한은은 "향후 국제유가 경로에서는 공급우위 상황과 달러화 강세 등 여타 요인들의 영향으로 하방압력이 보다 틀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큰 만큼 유가 향방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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