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읽다]수면제…자신의 기상시간 중요하다

기상시간 7시간 전에 복용하는게 가장 효과적

▲수면제는 자신의 기상시간 7시간 전에 먹는 것이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불면증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중요한 정보가 제시됐습니다. 수면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기상시간이 매우 중요하다는 내용인데요. 자신의 기상 시간 7~8시간 전에 수면제를 복용하는 게 가장 효과가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예컨대 새벽 5시에 일어나는 불면증 환자는 전날 오후 9시~10시 사이에 수면제를, 오전 7시에 일어나는 분들은 11시~12시 사이에 수면제를 복용하는 게 좋다는 겁니다.

수면제를 복용하더라도 잠자리에 누워서 밤새 뒤척거리며 고생하던 불면증 환자들에게 효과적 수면제 복용시간이 도출돼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는 수면제를 처방할 때 전문의들은 "자기 전에 드세요"라고 많이 말했습니다. 문제는 환자에 따라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불규칙해 복용시간이 일정하지 못했다는 데 있습니다. 수면제를 복용해도 실제로 잠에 빠지기까지 오래 걸려 약효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죠.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2014년 7월부터 12월까지 수면제를 처방받은 112명의 환자들의 수면제 만족여부를 묻는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수면제 복용시간과 실제로 잠에 빠지기까지의 시간을 분석했는데요. 분석 결과 수면제 복용 후 잠에 비교적 빨리 들어 수면제 효과에 만족한 환자들은 기상시간 평균 7시간 전에 약을 복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면제 효과에 만족하지 못한 환자 54명은 시간대에 관계없이 잠자리에 눕기 30분 전에 수면제를 복용했는데 실제로 잠들기까지는 약 135분이 걸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은 평균 오후 9시16분에 수면제를 복용한 뒤 오후 9시 47분에 침대에 누웠습니다. 실제로 잠에 빠진 시간은 오후 11시31분으로 두 시간 가량을 침대에서 뒤척이다 잠에 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수면제 효과에 만족한 환자 58명은 기상 7∼8시간 전에 수면제를 복용했습니다. 수면제 복용 후 잠에 빠지기까지 평균 약 33분이 걸렸습니다. 이들은 평균 오후 11시11분에 수면제를 복용했고 오후 11시 22분에 침대에 누웠습니다. 잠에 빠진 시간은 오후 11시45분으로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꿈나라로 들어간 겁니다.

정석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면제를 처방받는 환자들의 효과적 수면제 복용시간을 조사해 앞으로 수면제를 처방하고 복용하는데 있어 약물 의존도를 낮추는 근거가 될 것"이라며 "수면제는 오·남용과 약물 사고의 위험이 있어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 후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잠자리에 일찍 눕는다고 잠에 일찍 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본인의 수면패턴을 파악해 침대에 눕는 시간도 함께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수면제 복용시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이번 논문은 임상 수면의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Sleep Medicine) 오프라인 1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