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이어 김태호 거론, 새누리 거물이 모이는 까닭은
민심척도, 승리정당이 서울차지
더민주 정청래 향한 반감도 영향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의 서울 '마포 공략' 기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안대희 최고위원이 마포갑 출마를 선언한데 이어 지난해 8월 불출마를 선언한 김태호 최고위원까지 마포을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여권이 최고위원 두 명을 동원해서까지 마포 공략에 나선 이유는 '마포 표심이 서울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인식 때문이다. 역대 선거를 살펴보면 마포에서 승리한 정당이 서울에서 승리하는 결과를 보여 새누리당의 마포 공략 시도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김 최고위원은 최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지도부가 제안한 서울 마포을 등 수도권 험지 출마를 거부한 것으로 확인 됐다. 김 최고위원은 "불출마 선언을 뒤집을 명분이 없다"며 험지 출마 권유에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지속적으로 출마를 권유하고 있고, 당내에서도 출마 여론이 높아 김 최고위원의 마포을 등판은 언제든 현실이 될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
새누리당이 이처럼 마포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역대 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대대로 마포에서 승리한 정당은 서울에서도 승리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서울에서 가까스로 승리할 때 여권의 후보들도 마포에서 1~2% 포인트 차이로 박빙의 승부 끝에 승리를 거뒀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당시 탄핵열풍을 업은 열린우리당이 마포는 물론 서울에서 동시에 승리를 거두는 기쁨을 맛 봤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뉴타운' 바람을 탄 한나라당이 마포와 서울에서 압승을 거두었다. 2012년 민주통합당은 19대 총선에서 마포의 승리를 발판으로 서울 전체 48개 선거구 중 30석을 획득했다. 마포가 이처럼 서울 민심의 풍향계 역할을 한 것은 탄핵과 뉴타운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쟁점에 따라 움직이는 부동층이 그만큼 많은 지역이라는 의미다. 또 여권으로서는 마포를 장악해야 강남벨트와 용산을 이어 세를 확장할 수 있다는 셈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마포에 집중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마포을 현역 의원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여권의 반감이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정 의원은 여러 차례 정부와 여권을 향해 거침없는 독설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최근 새누리당이 영입한 젊은 전문가 그룹 중 마포을에 출마 선언을 한 최진녕 변호사는 "막말 정치의 대표인 정청래 의원을 심판하고 품격의 정치를 보여 주겠다"며 정 의원을 정조준 하고 나섰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정청래 의원이 국민들에게 보여준 정치행태가 국민들에게 지탄을 많이 받았다"며 "김태호 최고위원이 정청래 의원을 못 이기겠느냐"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김 최고위원의 마포을 출마설에 대해 강한 자심감을 드러냈다. 정 의원은 트위터 통해 "옆 지역구로 살짝 비킨 안대희든 김태호든 누구라도 좋다"며 "김무성 대표라도 상대해 드리겠다. 두려워말고 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 대표에게 권고한다. 비겁하게 심약한 김태호에게 마포을을 권하지 말고 본인이 나오라"면서 "편하디 편한 부산 영도를 버리고 험지 중 험지인 마포을 정청래에게 도전하라. 멋지게 한판 붙어보자"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새누리당 누구라도 좋다. 제일 강한 멘탈의 소유자를 보내라"며 "바로 멘탈붕괴를 선물하겠다"고 덧붙였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