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26일 중국 증시는 6% 이상 폭락하면서 13개월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현지시간으로 오후 3시 중국 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6.42% 하락한 2749.79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4년 12월1일 종가(2680.12) 이후 최저치다. 선전종합지수와 CSI300지수도 각각 7.12%, 6.02% 큰 폭으로 하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2% 하락세로 출발했으나 오후 장 들어 낙폭을 키우면서 순식간에 '패닉장'으로 돌변했다.
이날 중국 증시가 지난 2거래일의 반등을 뒤로 하고 사흘 만에 급락장을 연출한 데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기 둔화와 위안화 약세에 따른 자본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장중 4400억위안(약 80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소식은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 밑으로 또 다시 떨어질 상황에 처하면서 유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상하이 소재 헝셩자산운용의 다이밍 펀드매니저는 "시장에는 위안화 평가절하와 자본 유출에 대한 압력이 여전히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경기 회복을 알리는 시그널도 없어 1~2분기 내내 하방 압력에 시달려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국의 자본 유출 규모는 1587억달러로, 같은 해 9월(1943억달러)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많았다.
중국 증시에 대한 암울한 전망은 투매를 부추겼다. 토마스 슈로더 차트파트너스 이사는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상하이종합지수가 지난 2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은 추가 하락을 앞둔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며 "지수가 2400선까지 밀리는 등 앞으로 더한 고통이 닥칠 것"이라고 비관했다. 그러면서 "하락세는 2분기, 길게는 3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증시 전문가는 "올 상반기에 상하이종합지수가 추가로 15% 이상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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