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휴 연세세브란스병원 교수, 중간엽 줄기세포로 억제 가능성 제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파킨슨병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물질을 국내 연구팀이 발견했습니다. 근육 떨림과 동작 느림 등 퇴행성 신경계 질환인 파킨슨병은 치료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치료 성패는 독성단백 물질인 '알파시누클린'을 얼마나 잘 다루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알파시누클린이 뇌 세포 사이를 넘나들면서 퍼지면 신경세포가 퇴행하고 죽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알파시누클린을 얼마나 제어하느냐가 파킨슨 병 치료에 핵심인 것이죠.
알파시누클린의 확장 현상을 막는 방법과 어떤 원리로 억제현상이 일어나는지를 국내 연구팀이 밝혀냈습니다. 환자에게 발생한 파킨슨병이 뇌 속에서 더 이상 퍼지지 않도록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낸 것인데요. 파킨슨 질환은 현재 우리나라 인구 중 약 8만~9만 명이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급격한 노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필휴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신경과교수팀은 '알파시누클린' 단백질로 발생한 파킨슨 질환 모델에서 중간엽 줄기세포를 주입하면 세포사이 전달이 억제된다는 것을 규명했습니다. 나아가 뇌의 한 부위에서 다른 부위로의 이동이 억제돼 신경보호와 행동 개선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파킨슨 질환을 겪는 쥐들을 대조군과 실험군으로 분류했습니다. 사람의 골수에서 채취한 중간엽 줄기세포를 주입했습니다. 동물실험과 세포실험 결과 중간엽 줄기세포를 주입한 실험군에서 파킨슨 질환의 억제현상이 일어났음을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은 중간엽 줄기세포 자체에서 분비되는 '갈렉틴-1(Galectin-1)'이라는 물질이 NMDA 수용체를 통한 '알파시누클린'의 세포간 이동과 전파를 억제한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아직까지 신경계 퇴행 억제를 통해 파킨슨 질환의 악화를 지연시킬 수 있는 약제는 없습니다.
NMDA 수용체는 현재 항경련제나 치매 등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파킨슨 질환의 자연적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는 조절 약제로의 가능성이 충분한 것이죠. 앞으로 임상적 활용도와 중요성이 매우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필휴 교수는 "난치성 파킨슨 질환에서 중간엽 줄기세포의 신경보호 효과를 규명한 기존 임상결과(2012년 발표)의 기전을 설명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며 "부족한 도파민을 주입해주는 수준의 치료를 넘어 근본적으로 확산을 막는 중간엽 줄기세포의 실질적 임상적용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논문은 생명과학분야 학술지인 셀리포트(Cell Reports)' 2월호 인터넷 판(논문명: Mesenchymal Stem Cells Inhibit Transmission of α-Synuclein by Modulating Clathrin-Mediated Endocytosis in a Parkinsonian Model)에 실렸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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