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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살인의 사회, 다시 보이는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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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년전인 1809년 오늘 태어난 에드거 앨런 포

엽기살인의 사회, 다시 보이는 이 사람 에드거 앨런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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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경기도 부천에서 한 초등학생이 무단결석 45개월 만에 냉동고에서 훼손된 시신으로 발견됐다. 아버지는 다친 아들을 방치하다 숨지자 시신을 훼손해 집에 있는 냉동실에 넣었다. 그리고 시신을 들고 이사를 다니고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친구의 집으로 옮기기도 했다. 부모는 정신병력이 있지도 않았고 사이코패스 성향도 없었지만 무려 4년 동안 아이의 훼손된 시신을 집에 두고 멀쩡하게 살았다.


16일에는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터널 차로변에 놓인 가방 안에서 한 20대 여성이 알몸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던 전 남자친구는 다음날 집에서 목을 매 숨졌다. 숨진 전 남자친구가 범인이라면 왜 살해했는지, 시신의 옷을 벗겨 가방에 넣어 도로변에 버린 이유는 무엇인지 밝혀낼 수 어렵게 됐다.

최근 일련의 사건들에서 보이는 엽기적인 시신 훼손, 유기 등은 그로테스크 한 살인을 다룬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을 연상하게 한다. 포가 170여년 전 창조한 병적인 범죄 심리와 비현실적인 공포가 오늘날 현실이 된 셈이다.


강박과 공포에 사로잡힌 남자가 자신의 눈을 도려내고 고양이를 죽이더니 급기야 자신의 아내를 도끼로 살해한 뒤 벽 뒤에 숨기는 '검은 고양이'의 내용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어셔가의 몰락'에서도 포는 누이의 시신을 묻은 뒤 서서히 미쳐가는 인물을 통해 인간의 내면과 괴기스럽고 음울한 공포를 그린다.

포는 207년 전인 1809년 1월 19일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났다. 가케야마 이쿠오가 쓴 '절대지식 세계문학'에 따르면 포의 아버지는 행방불명이 됐고 어머니는 2세 때 사망해 숙부인 존 앨런에게 입양됐다. 포는 버지니아대학교에 들어갔지만 도박과 술에 빠져 숙부의 지원이 중단됐고 작가로 나선 뒤에도 평생을 빈곤하게 살았다. 결국 그는 행려병자로 발견돼 정신착란 상태에서 고통 받다 1894년 숨졌다.


그의 이 같은 절망적인 생활이 소설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그는 독창적인 작품을 썼지만 당대에는 과소평가 됐다. 대니얼 버트가 쓴 '호모 리테라리우스'는 포를 문학을 재규정한 혁신자로 꼽으면서 "소문은 그 자신의 잘못된 진술, 적들의 비방, 절망적 생활에 대한 슬픈 사실들과 합쳐져서 미국의 매우 번뜩이고 독창적인 작가로서의 업적에 대한 평가를 흐려놓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책은 포에 대해서 랠프 월도 에머슨은 "듣기 좋은 노래만 읊어대는 사람"이라고, 헨리 제임스는 "포에 대한 열광은 원초적인 사색 단계의 단적인 표시를 나타낸다"고 했다고 소개한다. T.S. 엘리엇은 "천부적으로 뛰어난 재능을 갖춘 젊은이가 사춘기를 앞두고 선보이는 지성"이라고 포를 폄하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포가 프랑스 상징주의자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설명하며 그를 가리켜 보들레르는 "그 시대의 가장 강력한 작가"라고 치켜세웠고 발레리는 "포는 나무랄 데 없는 유일한 작가"라고 했다고 소개한다. '문학 사냥꾼들'이라는 책에서도 저자 이창국은 포에 대해 "문학사적 위상이 급격히 상승했으며 작품에 대한 평가도 에머슨, 월트 휘트먼, 너대니얼 호손, 허먼 멜빌 등 미국 문학의 초창기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썼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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