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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아네트와 도도맘, 자면 불륜, 안자면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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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젠 백작에 보낸 편지로 본 스캔들의 진실

"자지 않았으니 불륜이 아니다" 강용석 변호사와 스캔들로 세간을 달궜던 도도맘 김미나씨가 말한 불륜의 기준이다. 육체관계를 맺지 않았으면 배우자가 있는 이들이 뭘 했다 한들 불륜은 아니라는 것이다.


앙투아네트와 도도맘, 자면 불륜, 안자면 친구? 마리 앙투아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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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미친 듯이 사랑해요. 나의 사랑스러운 친구여, 당신을 사랑하지 않은 순간이 단 한 번도 없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고는 도저히 이 편지를 끝낼 수가 없네요." 프랑스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스웨덴의 악셀 폰 페르젠 백작에게 보낸 편지다. 절절한 사랑이 넘치는 이 편지를 주고받은 두 사람은 불륜일까.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은 프랑스 수집품 보존 연구센터(CRCC)가 페르젠에게 쓴 앙투아네트의 편지에서 이 같은 내용이 지워져 있었던 것을 최첨단 엑스레이 기술과 적외선 스캐너를 동원해 추출했다고 보도했다.


앙투아네트는 1972년 1월 4일 이 편지를 썼다고 한다. 페르젠이 앙투아네트와 그녀의 남편 루이 16세를 프랑스에서 탈출시키는 데 실패한 뒤다. 이듬해인 1793년 앙투아네트는 단두대에서 처형된다. 앙투아네트의 처형 소식을 들은 페르젠은 자신의 누이에게 이렇게 편지를 썼다.

앙투아네트와 도도맘, 자면 불륜, 안자면 친구? 페르젠 백작

"내가 살아가는 이유였으며, 단 한 순간도 사랑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고, 내 모든 것을 바쳤고, 가슴 깊이 사랑했으며, 수천 번이라도 내 목숨과 바꿀 수 있었던 여인이 이제는 없다. 이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 사랑하는 누이여, 지금의 나는 그저 그녀의 곁에서 죽고 싶은 심정일 뿐이다."


두 사람의 편지를 보면 앙투아네트와 페르젠이 서로 깊이 사랑했음을 알 수 있다. 역사가들도 둘 사이에 진정한 사랑이 있었다는 데 동의한다. 여하튼 남편이 버젓이 있는 앙투아네트가 다른 남자를 사랑했으니 불륜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도도맘의 기준을 적용하면 얘기는 좀 달라진다. 앙투아네트와 페르젠이 잤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신적 사랑만을 나눴다는 말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육체적 관계를 맺었으며 앙투아네트의 아들인 루이 17세(루이 샤를)도 사실은 페르젠의 아이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앙투아네트와 도도맘, 자면 불륜, 안자면 친구? 루이 17세

김복래가 쓴 '프랑스 왕과 왕비'에서는 이 논란을 다루며 앙투아네트가 루이 17세를 낳을 때 루이 16세가 마치 자신의 일이 아닌 것처럼 일기에 "왕비는 노르망디 공(루이 17세)을 해산했다. 모든 일이 마치 내 아들을 낳은 것처럼 지나갔다"고 썼다고 소개했다. 이 일기는 루이 17세가 루이 16세의 친자가 아니라는 근거로 인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루이 16세가 '첫 아들을 낳을 때와 마찬가지로'란 의미에서 그런 표현을 썼다는 일부 사가들의 반론도 다뤘다. 또 루이 17세의 용모가 삼촌인 미래의 샤를 10세와 할머니인 루이 16세의 어머니를 무척 닮았다는 얘기도 전했다.


메간 그레소와 케리쿡의 저서 '사랑에 미치다'는 역사 속 비련의 사랑을 다루면서 첫머리에 앙투아네트와 페르젠의 얘기를 했다. 이 책에서 작가는 "철없고 사치스럽기만 했다고 알려진 앙투아네트도 시대를 잘못 타고 났을 뿐 실제로는 사랑스럽고 헌신적이었다고 한다. 게다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결혼은 더더욱 그녀를 비극의 주인공으로 내몬 계기가 된다. 길로틴의 이슬로 사라지면서 그녀가 그렇게도 바랐던 페르젠과의 사랑도 비련으로 끝을 맺게 됐다."고 썼다. 최근 영화나 뮤지컬 등이 다루고 있는 앙투아네트와 페르젠의 관계도 이 같은 '이룰 수 없는 사랑'이다. 페르젠은 사랑하지만 함께 할 수 없었던 왕비의 곁을 지키는 기사로 묘사되기도 한다. 여기서 육체적 관계는 배제된다.


하지만 영국 역사학자 이블린 파가 쓴 '당신을 미친 듯이 사랑하며: 마리 앙투아네트의 비밀 편지'는 루이 17세는 물론 딸 소피도 페르젠의 아이라고 주장했다. 이 책은 "보통 친구에게 '당신을 미친 듯이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이는 두 사람의 육체적 관계를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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