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남경필 경기지사가 취임 후 세계를 대상으로 벌이는 '지방외교'가 사상 초유의 '준예산' 사태로 인해 차질을 빚고 있다.
19일 경기도에 따르면 남경필 지사는 이달 20일부터 24일까지 3박5일 일정으로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가해 이니셔티브 발표 및 토론 등에 참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남 지사는 준예산 사태 해결을 위해 다보스포럼 참석을 포기했다.
남 지사의 다보스포럼 세션 패널 및 토론자 참석은 지난해 9월 수원을 방문한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창립자 겸 회장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세계경제포럼은 비영리 민간기구로 세계 정계, 경제계, 언론계, 학계 지도자들의 모임이다. 국내에서는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했다. 올해 행사에는 반기문 UN사무총장과 김용 세계은행 총재 등이 참석한다.
앞서 남 지사는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2016년 한ㆍ인도 비즈니스 서밋'에도 불참했다. 남 지사는 이번 서밋 행사에 참석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비롯한 인도 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정ㆍ재계 주요 인사와 면담을 가질 예정이었다.
경기도는 준예산 편성으로 국제협력사업(ODA)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도는 2004년부터 아시아와 아프리카 저개발국을 대상으로 새마을운동정신 전파와 우호협력관계 강화를 위해 새마을국제협력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이 사업이 준예산 배정 유보사업으로 분류돼 예산 집행을 할수 없게 됐다.
도는 이외에도 ▲몽골 한국어교육 확대를 위한 스마트교실 ▲인도네시아 IT청년 초청연수 ▲미얀마ㆍ캄보디아 현지적정기술ㆍ공정무역 활용 자립마을 조성 ▲중국 동북3성ㆍ연해주 경제협력 강화 등 국제협력사업도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올스톱' 위기에 놓였다.
도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분담금 1500만원도 입금하지 못하고 있다. FAO분담금은 경기도와 서울시가 각 1500만원을 내고 있다.
그런가하면 경기도의회도 이달 예정된 상임위원회별 국외연수를 잇달아 취소하고 있다. 주요 상임위원회별 국외 연수 일정을 보면 ▲경제과학기술위원회(17~25일ㆍ핀란드, 스페인) ▲안전행정위원회(13~22일ㆍ호주, 뉴질랜드) ▲문화체육관광위원회(18~27일ㆍ호주, 뉴질랜드) ▲농정해양위원회(13~20일, 뉴질랜드) ▲건설교통위원회(14~22일ㆍ스페인, 포르투갈) 등이다.
도 관계자는 "준예산 사태로 복지사업 등 주요 도정 업무가 어려운 상황에서 지방외교를 위해 해외출장에 나서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보고 이번 출장을 취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