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임직원 18명 '불법 자기매매' 무더기 적발

금감원 동부증권·KTB투자증권·한양증권 등 임직원 제재

- KTB투자증권은 과태료 3750만원 추가 부과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미신고한 차명계좌를 이용해 불법으로 주식 자기매매를 해온 증권사 임직원이 무더기 제재를 받았다. 고객자산을 임의로 수천번 사고팔아 수수료 수입을 부풀린 일부 증권사 임직원에 대해서는 정직·감봉 조치가 내려졌다.

19일 금융감독원은 미신고 계좌를 이용해 주식을 매매하거나 고객의 자산을 임의로 운용해 수수료를 부풀린 동부증권, KTB투자증권, 한양증권 등 주요 증권사 임직원 18명을 적발해 정직, 감봉, 견책, 주의, 과태료 부과 등 제재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제재를 받은 임직원은 KTB투자증권이 14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양증권과 동부증권이 각각 2명이었다. 금감원은 적발 인원수가 가장 많은 KTB투자증권에 대해서는 과태료 3750만원을 추가로 부과했다. 금감원의 이 같은 제재는 과도한 고객자산 운용을 통해 수수료를 부풀리는 등 증권사 임직원의 불건전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검사과정에서 발견됐다.

한양증권 이사대우 A씨는 2012년 11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2차례에 걸쳐 본인명의의 계좌와 차명계좌를 이용해 55개 종목에 총 17억5200만원을 투자하고도 회사에 이 사실을 통지 하지 않았다. 자본시장법 제63조 제1항 등은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이 자기의 계산으로 금융투자상품을 매매하는 경우 자기명의로 한 계좌를 이용해 매매하고 소속회사에 매매내역 등을 통지하도록 하고 있다.

KTB투자증권 B과장을 비롯한 14명 역시 다른 증권사에 개설된 본인 또는 차명 계좌를 이용해 코스피200 옵션은 물론 상장주식을 매매하고도 해당계좌 개설 사실과 월별 분기별 매매명세를 통지하지 않아 감봉, 견책, 주의 등 조치를 받았다.

고객자산을 임의로 운용해 수수료를 부풀린 사례도 적발됐다. 한양증권 지점에서 근무하는 C씨는 2010년 12월부터 2011년 9월까지 고객자산을 이용해 53개 종목에 총 3602회 주식을 매매했다. 거래규모는 341억7900만원에 달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증권사 임직원의 과도한 주식매매를 근절하기 위해 일 매매횟수와 월 회전율을 제한하는 내용의 자율규제 방안을 업계에 권고했다.

일정한 투자권유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불완전판매행위도 적발해 해당 증권사에는 경영유의, 직원에는 감봉 등 조치를 내렸다. 동부증권 일부지점은 일반투자자에게 수억원어치의 회사채를 판매하는 과정해서 해당 투자자의 투자성향을 파악하지 않은 것은 물론 "망할 일 없다", "원금 깨질 일이 100% 없다", "상환을 못하면 국가에서 상환을 해주는 국가보증 채권이다" 등 거짓된 내용을 알리거나 불확실한 사항을 단정적으로 설명해 투자를 권유했다.

금감원은 이밖에 증권사 고유재산과 고객의 일임자산을 운용할 때 발생하는 이해상충을 막기 위한 차이니즈월(정보교류차단장치)을 위반한 KTB투자증권에 과태료 등을 부과하고 특정 자산운용사에 매도한 담보부사채 가격이 하락하자 손실을 3억원을 보전해준 동부증권에 대해서도 기관주의 처분을 내렸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