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강남 일대의 30평대 아파트 전셋값이 8억원을 훌쩍 넘었습니다. 이사 다니는 것도 지치고 실거주와 투자 둘 다 생각하면 한 번 써(청약해)볼만 한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서울 잠실동 김모씨)
"입지와 브랜드, 주변 매매가격 등을 감안하면 높은 분양가에도 프리미엄이 붙을 겁니다. 당첨되시고 적절히 팔 수 있는 시점이 되면 연락드리겠습니다."(신반포자이 견본주택 앞 이동식중개업소 관계자)
15일 문을 연 신반포자이 아파트의 견본주택에는 고가분양 논란이 무색할 정도로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상담을 마치고 나오는 방문객들에 대한 이동식중개업소(떴다방)의 호객행위도 등장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반포한양아파트'를 재건축한 신반포자이는 평균 분양가를 역대 최고가인 3.3㎡당 4290만원으로 책정했다. 지금까지 분양된 아파트 중 가장 높은 가격이다.
현장에서 만난 방문객들은 강남에서 거래되고 있는 새 아파트의 입주권과 비교해도 비싼 가격이 아니라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 인근에 분양한 새 아파트들은 2억~3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다. 오는 5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삼성물산의 '잠원 래미안'은 2013년 3.3㎡당 평균 2987만원에 분양했다. 최근 이 아파트의 입주권은 전용면적 84㎡(17층)가 13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기존 아파트 매매가격도 크게 뛰었다. 신반포 4차 아파트 전용면적 96㎡는 지난달 11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신반포자이와 경원중학교를 사이에 두고 위치한 신반포 8차 아파트(전용면적 52~54㎡)는 6억8000만~7억1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잠원동 D공인 관계자는 "신규 아파트는 분양가와 상관없이 인근 시세를 반영하게 된다"면서 "(신반포자이)입지와 브랜드를 생각하면 수요는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종승 신반포자이 분양소장은 "신반포자이는 최근 강남에서 분양한 다른 아파트와는 입지 자체가 다르다고 자신한다"면서 "강남의 각종 생활편의시설 뿐 아니라 뛰어난 학군, 반포한강공원까지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일대 재건축 단지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입지 환경에 '자이'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특화 설계까지 더해 서초구 대표 랜드마크 단지로 건설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문객들은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은데 대해 우려했다. 전용면적 59~153㎡ 총 607가구로 구성된 신반포자이는 153가구(전용면적 59~84㎡)만이 일반에 공급된다. 대형 평형은 조합원 물량으로 배정됐다. 일부 방문객들은 불만도 드러냈다. 현장에서 만난 이모씨(66·여·서울 대치동)는 "입지와 브랜드 때문에 이사를 계획했는데 가격에 비해 특별한 무언가가 눈에 띄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요가 꾸준한 강남권은 부동산 시장 분위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 분양가가 높아도 계약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신반포자이는 일반분양 물량이 적고 교통, 상권, 학군 등 입지가 좋아 가격이 높아도 수요가 분명 존재한다"며 "초기 계약률이 70%만 넘어서도 성공적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가 많은 잠원동 주민들은 신반포자이의 결과에 관심이 높았다. 잠원동 뉴코아백화점사거리에서 만난 한 주민은 "먼저 추진하는 곳이 잘 되면 우리도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B공인 대표는 "지난해보다 분위기가 안 좋고 매매가격이 떨어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잠원동은 오래 거주한 실수요자들이 많아 매물이 쏟아지거나 가격이 급락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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