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홍유라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내분을 수습할 조기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김종인(76) 전 의원을 전격 영입했다. '경제민주화'의 아이콘으로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이끈 김 의원의 더민주 합류로 정치권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김 전 의원을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김 전 의원은 학자로서, 정치인으로서 경제민주화를 필생의 신념으로 추구해오신 분이자 오늘날 시대정신인 경제민주화의 상징인 분"이라며 "우리 당을 시대적 과제인 소득불평등 해소할 수 있는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만드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 주실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경제민주화의 아이콘으로, 1987년 개헌 당시 헌법에 경제민주화 조항을 신설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 겸 경제민주화추진단장을 맡아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에도 크게 기여한 바 있다.
더민주에 따르면 문 대표와 김 전 의원은 2012년 대통령 선거 때 인연을 맺은 뒤 지속적으로 교류해 왔다. 김 전 의원은 이후 현실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문 대표는 약 2달간 김 전 의원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이와 관련해 "(김 전 의원 영입을 위해) 삼고초려했다"고 전했다.
문 대표는 김 전 의원을 영입한 만큼 조기 선대위 출범을 빠른 시일 내에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당내 (절차를) 진행해서 김 전의원을 중심으로 총선 승리, 정권교체까지 바라보는 선대위를 구성하겠다"며 "(박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김 전 의원을 두고) 당내와 지지자 가운데 비판이 있을 수 있다고 보지만 경제민주화와 외연확장 등 큰 가치에 동의해주시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이르면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기 선대위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문 대표는 또 조기 선대위 출범에 따른 2선 후퇴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문 대표는 "적어도 당 대표인 저는 공천에 관한 일체의 권한을 다 내려놓는 모습을 분명히 보여드릴 것"이라며 "지금까지 여러번 통합의 틀이 마련되면 당 대표직도 내려놓을 수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 선대위가 안정되는 대로 야권 대통합 실현을 위해 (대표직을) 내려놓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표는 공언해왔던 호남 출신 선대위원장 영입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문 대표는 "호남, 특히 광주·전남을 대표하는 공동 선대위원장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그 인선을 서두르겠다"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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