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12일 오전 10시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권 고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60여년 정치 인생 처음으로 몸 담았던 당을 저 스스로 떠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의 정치인생 55년만의 첫 탈당이다. 권 고문은 1961년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강원도 인제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평생을 민주당과 함께해왔다.
권 고문은 "저는 평생을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하며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이끌어왔지만 정작 우리 당의 민주화는 이루지 못했다"며 "당 지도부의 꽉 막힌 폐쇄된 운영방식과 배타성은 이른바 '친노패권'이란 말로 구겨진지 오래됐다"고 토로했다. 또한 "우리 국민의 피와 땀과 눈물로 쟁취한 민주주의를 지키고 정권교체를 준비해야 할 야당이 갈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고문은 "저는 참고 견디면서 어떻게든 분열을 막아보려고 혼신의 힘을 쏟았다. 하지만 모두 소용이 없었다"면서 "이제 더 이상 버틸 힘이 저에게는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다만 "미워서 떠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권 고문은 "연이은 선거 패배에도 책임질 줄 모르는 정당, 정권교체의 희망과 믿음을 주지 못한 정당으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확신과 양심 때문에 행동하는 것"이라며 "저는 이제 제대로 된 야당을 부활시키고 정권교체를 성공시키기 위해 미력하나마 혼신의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권 고문은 "지금 많은 국민들은 '부익부 빈익빈'이란 양극화에 신음하고 있고, 수많은 청년들은 희망을 갖기 어렵다고 절망 속에서 헤매고 있다. 또 한반도의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면서 "정치인들은 국민의 이러한 어려운 현실과 그 심각성을 각성하여 나를 비추기보다는 어둡고 소외된 곳을 비추는 정치를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한편, 권 고문의 탈당엔 김옥두·이훈평·박양수 전 의원 등 동교동계 10여 명도 동참한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오는 14일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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