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 김숙현·안성희 박사의 특별한 이야기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먹거리에 유해물질이 정확히 얼마나 들어있는지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몇 년 전 중국의 배추 주요 산지인 산둥(山東) 지역. 농가와 채소 판매상이 배추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수출·수입용 먹거리에 포함된 유해물질 함량을 측정하는 것은 소비자의 안전한 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유해물질의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는 관련 국내외 시험교정기관들의 측정수행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김숙현·안성희 박사는 이 분야의 선두 주자로 꼽힌다.
KRISS는 최근 한국인정기구(KOLAS, 원장 제대식)와 상호협력을 통해 전 세계 시험교정기관을 대상으로 배추 속 유해물질 분석 국제 숙련도 시험을 공동 주관했다. 2014년 7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약 1년 5개월 동안 진행됐다. 국제 숙련도 시험은 시험교정기관의 수행 능력을 평가한다. 균질성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시료를 제조·배포한 뒤에 각 기관에서 제출한 측정 결과를 기준 값과 비교해 측정 능력을 평가받는다. 이번 숙련도 시험에는 전 세계 153개 시험교정기관이 참여했다.
KRISS 무기분석표준센터 김숙현 박사팀과 유기분석표준센터 안성희 박사팀은 유해원소인 납과 카드뮴, 잔류농약인 DDE와 알파-엔토설판 분석용 배추 시료 2종을 개발했다. 이어 이 배추 시료를 시험 참가 기관으로 배포했다. 각 기관이 제출한 분석 결과는 KRISS가 자체 측정한 배추 시료 유해물질 인증값을 기준으로 평가됐다.
이번 숙련도 시험은 아시아·태평양 측정표준 협력기구(APMP) 소속의 KRISS와 아시아·태평양 시험소 인정협력체(APLAC) 소속의 KOLAS가 공동 주관한 첫 숙련도 시험이다. 측정표준기관과 시험소 인정기구가 상호 협력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기존의 숙련도 시험은 참가기관들이 제출한 측정값의 평균을 기준으로 분석 결과를 평가했다. 이번 시험은 측정표준으로 제시된 절대값(KRISS 측정값)을 기준으로 평가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신용현 KRISS 원장은 "이번 숙련도 시험은 우리나라 국가측정표준이 전 세계 시험교정기관의 측정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가 됐다"며 "측정분야에서 달라진 우리나라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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